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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뇌사자에게 처음으로 유전자조작 돼지신장 이식 성공

입력 | 2022-01-21 09:44:00


미국 버밍햄 앨라배마대학교 외과의사들이 사상 처음으로 유전자 조작한 돼지의 신장을 뇌사상태의 57세 남성에게 이식했다고 발표했다.

이달초 메릴랜드대학교 외과의사들은 57세의 남성에게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복부 안에 이식했으며 이 환자는 지금도 생존해 있다.

지난 9월에는 뉴욕 랭곤 병원의 외과의사들이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이어가는 뇌사자에게 유전자조작 돼지의 신장을 체외에서 연결했었다. 당시 이 신장은 소변과 크레아티닌 등 대사 배설물을 생성하는 등 정상적으로 기능했었다.

앨라배마대학교 병원의 수술 보고서는 미국장기이식저널에 게재됐다.

수술팀에 따르면 돼지신장이 이식된 지 23분만에 기능하기 시작해 소변을 만들어 냈다. 이는 3일 동안 지속했다. 2개의 신장 중 한쪽이 더 많은 소변을 만들어냈다.

환자의 원래 신장은 제거했으며 돼지 신장에 대한 면역거부반응 징후는 없었다.

수술을 집도한 제이미 로케 박사는 일반적 인간신장 이식 수술과정에 따라 수술을 진행했으며 이번 수술이 의식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돼지 신장 이식 시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앨라배마대학교 비호환신장이식프로그램 책임자인 로케 박사는 “한번의 수술 성공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진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주는 100만명당 2348명 꼴로 미국내 만성 신질환 발생률이 높은 지역이다. 당뇨 또는 고혈압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 신장질환은 인종, 성별, 교육,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한다.

이식을 받지 못하는 신장 환자들은 매주 3차례 몇시간씩 걸리는 투석을 받아야 한다.

로케 박사는 5년내 돼지 신장을 만성 신질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는 지난해 9월 오토바이 경주에서 부상해 뇌사상태에 빠졌으며 사후 장기기증의사를 밝혀둔 사람이다.

미국에서 말기 신장질환으로 투석을 받는 환자가 50만명에 달하며 이식만이 최선의 치료책이지만 기증되는 장기가 적어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여름 현재 신장 이식 대기자만 9만명이 넘었다. 미국에서 매년 실시되는 신장이식은 2만5000건이 안되며 매일 10여명이 이식 대기중에 사망한다.

연구자들은 돼지를 이용해 이식 가능한 장기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연구해왔으며 최근 유전자 조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방안은 수십년 동안 시도돼 왔으나 최근 들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뉴욕랭곤병원 외과의들은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유전자 조작한 돼지의 신장을 신장질환자 허벅지에 부착해 기능하는지를 시험한 결과 54시간 동안 소변을 생성하는데 성공했었다.

이달초에는 메릴랜드대학교 외과의들이 더이상 치료방법이 남아있지 않은 심장질환자에게 유전자조작 돼시 심장을 이식했으며 현재까지 거부반응없이 심장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무함마드 모히우딘 메릴랜드 의과대학 동물심장이식프로그램 과학 책임자가 밝혔다.

모히우딘 박사는 “12일이 지났으며 환자가 회복하고 있다. 심장이 새 심장처럼 뛰고 있다. 1960년대 자동차에 새 BMW 엔진을 얹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식된 돼지 심장은 10차례 유전자조작을 거쳤으며 거부반응과 성장을 막기 위해 유전자 4개를 제거했다. 또 인간 유전자 6개를 추가함으로써 인간의 면역체계에 잘 적응하도록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돼지의 장기가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큰 진전이라고 말한다.

모히우딘 박사는 “동물 장기 이식에서 가장 큰 문제는 즉각적이고 격렬한 거부 반응으로 장기를 이식하자마자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케 박사는 이번 이식 실험이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돼지 신장 이식을 하는 방법을 확립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