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지상파 채널의 영향력이 하락하고 뉴스통신·보도전문채널군의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뉴스 생산자들도 여론 형성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근거를 둔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2021 여론집중도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는 공공사안에 관한 여론 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매체 영향력의 집중 정도를 조사하기 위해 설립한 정부위원회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의 종이신문, 텔레비전방송, 라디오방송, 인터넷뉴스의 4대 매체 부문에 소셜미디어를 새로 추가해 5대 매체 부문별 뉴스와 시사·보도의 이용점유율과 집중도를 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집중도를 산출했다.
위원회가 매체사·매체계열의 여론영향력 점유율을 제곱한 값인 허핀달-허쉬만 지수(HHI)와 매체별 상위 몇개사의 이용점유율(CRk)로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집중도를 산출한 결과, 뉴스생산자 기준 2021년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는 760(CR3 35.7%)였다. 이는 2018년 783(CR3 38.2%), 2015년 857(CR3 38.5%)보다 하락한 수치로, 매체합산 여론영향력 집중도가 감소했다는 걸 의미한다.
매체군별 여론영향력 점유율을 산출한 결과, 뉴스 생산자를 기준으로 뉴스통신·보도전문채널군(28.6%), 종편군(28.1%), 지상파군(24.1%), 신문군(12.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뉴스 이용창구를 기준으로 하면 2020년 조사 결과, 디지털뉴스중개군(38.3%), 종편군(21.5%), 지상파군(21.5%), 뉴스통신·보도전문채널군(13.7%), 신문군(0.9%), 라디오군(0.3%) 순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뉴스통신·보도전문채널군의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종편군의 점유율이 상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글자 기반 인터넷뉴스부문의 영향력 가중값 확대와 영상기반 텔레비전방송부문의 높은 영향력 가중값 유지, 이를 매개하는 포털 등 디지털뉴스중개자에 대한 의존도 심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체군별 여론영향력 점유율의 연도별 추이를 보면 뉴스생산자 기준으로 지상파군과 종편군의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고, 뉴스통신·보도전문채널군과 신문군은 상승했다. 라디오군은 큰 변동이 없었다. 뉴스 이용창구 기준 연도별 추이에서도 디지털뉴스중개군과 뉴스통신·보도전문채널군의 이용점유율은 증가한 반면, 지상파군과 종편군·신문군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성 뉴스생산자 가운데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계정이나 채널을 개설해 자신들이 생산한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매체사를 선별하고 소셜미디어 부문의 이용점유율을 산정했다. 텔레비전방송(73.2%), 인터넷뉴스(10.8%) 순으로 조사돼 텔레비전방송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이용점유율을 바탕으로 5대 매체 부문을 합산해 매체군별 여론영향력을 조사한 결과, 뉴스통신·보도전문채널군(28.4%)이 가장 높았다. 이어 종편군(27.6%), 지상파군(24.9%), 신문군(11.5%), 기타군(7.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타군의 점유율(7.6%)이 낮지 않아 여론 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매체가 기성 언론매체 영역을 넘어 개인과 소셜 영역으로 확대되고 기존의 매체 경계를 넘어 새로운 여론 형성자가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위원회는 “뉴스매체가 다양화되고 매체사가 늘어나면서 여론영향력 집중 정도를 보기 위해 지표의 하나로 산정한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는 점차 낮아져 전반적으로 영향력의 집중 정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그러나 상위매체 계열의 여론영향력 점유율(CRk)은 10여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영향력이 소수 매체 계열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