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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 킴 “열심히 달렸다, 준비한 만큼 보여줄 것”

입력 | 2022-01-21 13:42:00


열심히 준비한 만큼 모든 것을 쏟아내는 것이 목표다.

4년 전 전국에 컬링 열풍을 불러일으킨 여자 컬링국가대표팀 팀 킴(강원도청)이 올 겨울 베이징에서 또 한 번의 환희를 꿈꾼다.

김은정(32), 김선영(29), 김초희(26), 김경애(29), 김영미(31)로 이뤄진 팀 킴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을 13일 앞둔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국민 안경 선배’로 입지를 굳힌 김은정은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속에서도 침착하게 동생들을 이끌었다. 나머지 선수들도 맏언니 김은정의 주도 아래 스톤 투구와 스위핑으로 컨디션을 가다듬었다.

팀 킴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컬링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올림픽 직후 국내에는 ‘컬링 신드롬’이 일었다.

영광도 잠시,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회장직무대행 일가의 갑질 파문으로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던 팀 킴은 강릉시청으로 소속팀을 옮긴 뒤 2020년 11월 대표 선발전을 통해 3년 만의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지난해 6월에는 대표 선발전 우승으로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권 획득 자격을 갖췄고, 지난달 베이징올림픽 자격대회를 통해 2회 연속 본선행에 성공했다.

김은정은 “평창 이후 2회 연속 출전을 위해 열심히 달렸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회장님을 비롯해 연맹 관계자들이 선수들을 위해 일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다. 우리도 강릉시청으로 옮기면서 안정이 돼 한 번 더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정은 “국민들이 응원해주시는데, 그 힘들이 모여 여기까지 왔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베이징에서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경애는 “준비한 만큼 보여주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러면 메달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매경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행 티켓을 손에 넣기까지 팀 킴은 자격대회까지 치르는 등 힘든 과정을 거쳤다.

김선영은 “평창 때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선발전만 우승하면 나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선발전에 결정전까지 치러 더욱 뜻깊다. 이적하고 새로운 꿈을 꾸는 무대인데 다 같이 이뤄낸 더욱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멤버는 그대로인데 구성이 조금 바뀌었다. 평창 대회 당시 후보 선수였던 막내 김초희가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세컨드로 입지를 굳혔다. 김경애가 서드를, 김선영이 리드로 나선다. 김영미가 후보로 후방을 지원한다.

베이징에서는 평창 때 전 국민의 유행어가 됐던 ‘영미~’ 대신 ‘초희~’ 또는 ‘선영~’이라는 외침이 김은정으로부터 더 자주 울려퍼질 것으로 보인다.

“영미가 후보 역할이지만 대회 중 게임을 분명히 뛸 것이다. 그 때 부를 수 있을 것”이라는 김은정은 “초희가 영미 역할을 하고 있어서 초희를 많이 부를 것 같다. 초희도, 선영이도, 경애도 골고루 부르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팀 킴은 다음달 10일 캐나다와의 1차전을 통해 두 번째 올림픽을 시작한다. 10개팀 중 4위 안에 들면 4강 토너먼트 진출 자격을 얻는다.

평창 대회 준결승 상대였던 일본의 팀 후지사와(스킵 후지사와 사츠키)는 14일 맞붙는다. 당시에는 팀 킴이 이겼지만 지난달 올림픽 자격대회 플레이오프에서는 두 번 모두 팀 후지사와가 이겼다.

김영미는 “특정팀에 대한 작전을 짜진 않는다”면서 “이번에 두 번을 아쉽게 졌는데 평창 때도 그랬다. 이번에도 우리가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미디어데이에는 일본 교도통신 취재진도 참석해 다가올 한일전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김은정은 “후지사와는 12년 전 처음 만났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샷을 정말 잘했던 걸로 기억한다. 일본 최고의 스킵”이라면서 “평창 전에는 붙을 기회가 많았는데 우리가 좀 더 승률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승부를 가려야 할 때는 누구보다 냉정해지지만 경기장 밖에서 만나면 서로의 안부도 주고받으면서 살갑게 지낸다.

김은정은 “평창 대회 직후 그랜드슬램 때 나랑 후지사와가 반대편을 보면서 스쳐 지나가는 사진이 찍혔다. 그 사진으로 후지사와도 유명해졌다. 그걸 보면서 (후지사와에게) ‘너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이야기 하면서 웃었던 적이 있다”고 떠올렸다.

팀 킴을 지도하고 있는 임명섭 감독은 베이징 대회를 예측해달라는 말에 “10패팀도, 9승1패팀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규정이 조금 바뀌면서 격차가 줄었다. 점수차도 크지 않을 것이다. 누구한테도 이길 수 있지만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1차 목표인 준결승 진출을 이루려면 예선 매 경기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김선영은 “평창 때와 같은 팀들이 많다. 성장했기에 우리도 잘 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한 명이 잘하는 게 아니라 전체 조합이 잘 맞는다. 그것을 끝까지 탄탄하게 유지하는 것이 우리 팀의 장점”이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릉=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