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동남아시아에 한국인 축구 감독 모시기 열풍이 불고 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 감독(63)과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52)에 이어 말레시이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53)이 부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이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됨에 따라 해당 위원장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도 이날 김 위원장을 자국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27일과 2월 1일 열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레바논과 시리아와의 7, 8차전 방문 경기까지 국가대표팀과 동행한 뒤 역할을 마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홍콩 대표팀을 이끈 바 있다. 2018년부터는 대한축구협회에서 각급 대표팀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김 위원장은 “전력강화위원장으로서 미력하나마 소임을 다했다고 보기에, 이제는 지도자로 현장에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했다”며 “말레이시아 대표팀의 발전 가능성과 그들의 비전에 공감하였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 말레이시아행을 결단했다”고 밝혔다.
2019년 10월부터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신 감독은 지난해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준우승에 오르며 인도네시아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한국 지도자들이 눈부신 성과를 거두면서 앞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축구 한류’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프로축구 K리그의 한 관계자는 “홍콩 등 아시아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 감독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출중한 지도력도 검증받았고, 유럽 출신 지도자들보다 문화적으로 이해도가 높고, 비용도 크게 비싸지 않은 면이 각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