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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석의 재보선이 뭐길래…與 ‘종로가 골치’, 野 ‘공천이 문제’

입력 | 2022-01-21 17:16:00


20대 대선과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공천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여당과 달리 야당은 일단 여론전에서 우세하다고 판단, 공천 방식을 둘러싼 당내 잡음이 불거져 골치를 앓고 있다.

여기에 당 대선 후보와 함께 러닝메이트 성격으로 뛰어야 할 ‘정치 1번지’ 종로 선거를 바라보는 여야의 셈법도 복잡하다. 비록 국회의원 5석에 불과하지만 대선과 치르는 만큼 결과에 따라선 새로 출범할 정부에 힘이 실릴 수 있고 반대로 새 정부에 맞설 야당의 덩치만 키울 수 있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은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구, 대구 중·남구 등 5곳이다.

종로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원직 사직으로, 서초갑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직, 대구 중·남구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직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경기 안성과 충북 청주 상당구는 이규민·정정순 의원이 선거법 등 위반으로 당선 무효 처리가 되면서 재선거를 치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 © News1


◇與 ‘무공천’ 두고 장고…“종로, 귀책사유 아니다” 목소리 속 내주 회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무공천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선 ‘귀책사유’가 아니란 이유로 당당히 국민의 심판을 받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민주당이 국민께 ‘지금까지와 다르다’는 점을 보여 드려야 해서, 그 문제(무공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무공천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후 지난 6일엔 “계속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검토 중”이라고 변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민주당 재보선 관련 당헌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재보선이 발생했을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 전 당헌 개정으로 ‘전 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면서 공천을 했다가 대패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다만 당내 일각선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구와 종로는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안성이나 청주는 공식 선거법 위반으로 귀책사유 일부가 있다. 두 군데는 (무공천) 검토 대상”이라면서도 “종로나 나머지 지역의 경우는 거기에 포함하지 않는다. 우리가 당당하게 심판받기 위해서 후보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이견이 갈리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서 다음 주 교통정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다음 주에는 최고위원회 차원에서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종로의 경우 귀책사유가 아니다. 다만 다음 주 안에 바로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천 지역별 판단에 앞서 공천 콘셉트 자체에 대한 의견도 갈리는 상황이라 이를 논의해야 지역별 공천 여부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비공개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20/뉴스1 © News1


◇ ‘전략’ 종로 제외 4곳 ‘경선’ 잠정결정…洪, 특정인 공천 제안

국민의힘에서는 공천권을 두고 벌써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 그 외 지역은 경선하는 데 잠정 합의한 상태다.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은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종로 전략공천, 나머지 4곳에 대해선 경선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하지 않아 이 안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종로는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해 전략공천을 하는 반면, 나머지 지역은 대선을 앞두고 전략공천을 강행할 경우 당내 반발이 생겨 대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의 이같은 결정에도 최근 재·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파열음이 새어 나왔다. 홍준표 의원이 지난 19일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만찬에서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전략공천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최 전 감사원장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홍 의원 지지를 선언했고, 이 전 구청장은 홍 의원 측근으로 꼽힌다. 곧바로 홍 의원이 제 식구 챙기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 사무총장 겸 선대본부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은 다음날인 20일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홍 의원을 겨냥했다.

윤 후보는 같은 날 “공정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위원회에 맡기고, 저는 공천 문제에는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홍 의원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윤 후보와 만나 “종로 출마를 홍 대표(홍준표 의원)와 사전에 논의한 적 없다”며 논란 확산 방지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또 다른 당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벌써부터 당내 일각에선 이준석 당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공천관리위원장 임명을 두고 신경전을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 측에서는 당내 중진 인사를, 윤 후보 측에서는 해산된 선대위 출신 인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서울 종로와 서초갑, 대구 중남구 등의 경우, 국민의힘 당선에 유리한 상황이어서 공천을 둘러싼 당내 암투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당 지도부가 큰 틀에서 경선을 결정한 만큼 갈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홍 의원으로 촉발된 공천권 논란이 일종의 예방주사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경선을 결정했고, 윤 후보 역시 공정 경선 의지를 밝힌 만큼 큰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