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동아일보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인 김잔디 씨(가명)의 책을 읽고 “착잡하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김잔디)를 읽었다”며 독후감을 적었다.
먼저 진 전 교수는 “가해자들은 늘 성폭력 피해자들의 의도를 왜곡하는 식으로 그들을 음해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로 앞의 카페에 가는 것조차도 피해자에게는 거의 ‘모험’”이라며 “정치 과몰입이 잔인함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한다는 것, 이것이 무섭고 슬프다”고 했다.
김 씨는 2020년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을 때 일부 여당 의원들로부터 ‘피해호소인’, ‘고소인’ 등으로 불렸다.
일각에선 김 씨를 ‘피해호소인’ 등으로 지칭한 이들이 과거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다른 여성을 두고선 ‘피해자’라고 했었다며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당시 “‘피해호소여성’이라는 말은 피해자의 말을 아직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의 뜻을 담고 있다. 그것은 아직 너의 주관적 주장일 뿐이라는 얘기”라며 “이 자체가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