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MZ세대는 돈 이렇게 쓴다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는 싫어”… 짧은 호흡-친절한 콘텐츠 소비 지식 콘텐츠 서비스 ‘롱블랙’… 습관형성 구독서비스로 어필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뉴닉’은, SNS의 익숙하고 편한 문체 사용
1인 뉴스레터 제작자 박지윤 씨는 시사뉴스, 일상, 주식정보 등의 관심사를 뉴스레터를 통해 구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박지윤 씨 제공.
‘덜 지루하고, 더 간단하게.’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특징짓는 키워드다.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를 짧은 호흡으로 나만의 취향에 맞춰 세분화해 친절하게 전달하는 콘텐츠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 같은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도 진화 중이다.
○ 짧지만 꾸준하게, 보고 싶은 정보 골라 소비
구독 서비스 ‘롱블랙’이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매일 자정에 발행하는 콘텐츠. 24시간 안에 읽지 않으면 다시 읽을 기회가 사라져 ‘습관형성 구독 서비스’를 표방한다. 롱블랙 제공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뉴닉’의 뉴스레터는 어려운 뉴스를 친구에게 설명하듯 쉽게 풀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뉴닉 제공
이 같은 뉴스레터들이 다루는 콘텐츠의 범위는 기성 뉴스보다 넓다. 기존의 언론에서 제공하는 시사 뉴스만을 전달하지 않는 것도 최근 MZ세대가 소비하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의 특징이다. 제작자들이 자신만의 관심사와 전문분야에 맞춰 세분화된 정보들을 큐레이션해 제공한다. 뉴스레터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티비’에 따르면 최근 제작자들은 한국사부터 개인 에세이, 커피, 음악, 심지어는 귀여운 ‘짤방’(간단한 사진이나 동영상)까지 뉴스레터로 전달하고 있다.
뉴닉에서도 환경, 주식 등 세분화된 주제의 유료 콘텐츠를 준비·제공 중이다. 김소연 뉴닉 대표는 “(MZ세대는) 기성복보다는 몸에 꼭 맞는 옷을 좋아하는 세대”라며 “모든 이슈를 종합비타민처럼 제공하는 것보다는 취업이나 고민 해결, 주식투자 등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콘텐츠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미디어 종합 콘텐츠 기업 ‘더에스엠씨그룹’의 김용태 대표는 “MZ세대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콘텐츠에 어릴 때부터 동화돼 이를 본능적으로 찾는 세대”라며 “이런 상황에 맞춰 ‘쇼트폼 아티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소비자 넘어 콘텐츠 창작자로
기자가 넥슨의 ‘프로젝트 MOD’를 통해 직접 만들어본 게임. 플레이어는 몬스터들을 피해 각종 장애물을 넘어 ‘동아일보’에 도착해야한다. 필드의 구성, 몬스터의 배치, 캐릭터의 능력 등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자의적으로 설정할수 있었다. 넥슨 ‘프로젝트 MOD’ 캡쳐
넥슨은 비공개 테스트(CBT) 형식으로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공모전 ‘CI 2021(Creators Invitational 2021)’도 진행하고 있다. 유저들은 디펜스, 대전결투, 액션 등 다양한 방식의 게임을 출품하고 있었다. 기자도 직접 맵과 장애물, 몬스터 등을 구현해 게임을 만들어 봤다. 사다리나 건물 등 게임을 구성하는 기본요소는 물론이고 점프력 등 캐릭터의 능력치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었다. CI 2021에 크리에이터로 참여하고 있는 이승록 씨(25)는 “게임을 하면서 ‘이렇게 바꾸면 더 좋을 텐데 왜 게임 개발자들은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다”며 “나만의 아이디어를 게임에 반영하기 위해 (공모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쿠키런’ 개발사 데브시스터즈도 유저들이 직접 대회를 개최하거나 맵을 창작하는 등 주체적으로 게임의 재미를 확장할 수 있는 게임 ‘세이프하우스’(가제)를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최근 유저들은 새로운 게임을 즐기는 재미를 넘어 창의적인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다른 유저와 플레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자유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