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 제거되지 못한 잔해물이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해당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숨진 채 수습됐고, 나머지 5명은 구조하지 못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축 공사를 총괄지휘하는 현장소장(현장대리인)이 최근 교체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교체시점 등을 놓고 여러 의혹이 나오고 있다.
당장 사업주체인 현대산업개발은 현장소장이 바뀌었지만 관할 시군구인 광주 서구청에 ‘현장대리인 변경 승인’ 신고를 하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지난 12월 말 현장소장이 교체됐다는 관련 업계의 증언이 나오면서 붕괴사고가 발생하자 시공사가 여러 책임을 피하기 위해 뒤늦게 현장소장 교체시점을 짜맞추기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장소장 교체 시점과 관련해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 관계자는 “1월5일 교체됐다”고 확인했고,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역시 “1월 초에 바뀌었다”고 말했다. 현산 측은 “새 현장소장도 해당 현장에서 계속 근무해 왔다”고 설명했다.
건설산업기본법(제40조)에 따라 건설사업자는 건설공사의 시공관리, 그밖의 기술상의 관리를 위해 건설공사 현장에 건설기술인, 즉 현장대리인(현장소장)을 1명 이상 배치해야 한다.
현장소장이 교체될 경우 7일 이내에 ‘현장대리인 변경 승인’을 해당 시군구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화정아이파크의 경우 붕괴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감독청인 광주 서구청에 변경 신고서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서구 주택과 관계자는 “붕괴사고가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2단지의 현장대리인 변경 신고서가 접수된 건 없다”고 말했다.
당장 시공사가 신고지연 등에 따른 책임을 피하고 향후 붕괴사고와 관련한 여러 법적, 행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뒤늦게 교체시기를 짜맞추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역 건설업계서는 현장소장 교체가 이미 지난해 12월 말에 진행됐다는 주장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시공사의 해명은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광주의 한 중견건설사 대표 A씨는 “현장소장이 교체된 건 붕괴사고가 있기 13일 전이었다는 건 지역 건설업계서는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던 사실”이라고 전했다.
관련법은 ‘건설기술인의 현장배치를 하지 아니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등록관청에서 시정명령 후 이행하지 않을 시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정지를 명하거나 영업정지에 갈음해 1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단지 현장소장의 담당업무가 바뀌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공기지연에 따른 문책성 교체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