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투어 부진으로 시드 날려 뛸 곳 없어 찾은 G투어서 재도약 58만 원이던 시즌 상금 64배 뛰어 20대 후반 정규투어 데뷔 꿈 이뤄
스크린골프의 강자로 이름을 날리던 박단유는 2022시즌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하게 돼 새로운 돌풍을 다짐하고 있다. 그는 “목표를 향한 다양한 경험과 도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벤트 골프단 제공
● “스크린에 이어 정규투어 신인상도 노릴래요.”
스크린골프 G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고 있는 박단유. 골프존 제공
스크린 골프 강자로 이름을 날린 박단유는 KLPGA 드림투어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제공
지난해에는 필드 골프인 KLPGA 드림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상금 랭킹 8위에 올라 2022 시즌 정규투어 루키 자격을 획득했다. 박단유는 올해 신인상 자격이 있는 29명의 새내기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기에 더욱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박단유는 KLPGA 정규투어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린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내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2022년에는 정규투어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향한 의욕도 넘쳐 보인다. 박단유가 올해 최고 루키에 오른다면 2018년 스크린 골프 G투어 수상에 이어 스크린과 필드에서 모두 신인상을 차지하는 진기록도 세운다.
정규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열쇠로는 강한 체력을 꼽았다. 매주 대회가 연속되기 때문에 체력이 받쳐줘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동계훈련에서도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근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두 달 동안 제주에 훈련 캠프를 차리기로 했는데 아이언 샷의 정확도를 높이고,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는 것도 과제다. 올해는 필드 골프에만 전념할 계획.
● “스크린 골프가 필드 골프 향상의 보약.”
스크린골프 G투어에서 차분하게 퍼팅을 하고 있는 박단유. 정교한 퍼팅은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골프존 제공
박단유의 G투어 베스트 스코어는 2019년 롯데렌터카 5차전에서 기록한 62타. 필드 골프 최저타도 지난해 호반 드림투어 3차전 1라운드에서 작성한 62타로 같다. 스크린 골프에서는 21언더파 51타를 친 적이 있다는데 코스는 골프존카운티 무주CC였다고. 18홀을 도는 동안 이글 4개, 버디 13개, 파 1개를 적었다. 박단유는 “이벤트였고, 레이디 티에서 친 기록이긴 해도 잊지못할 라운드였다”며 웃었다. 스크린골프에서 홀인원을 7번 했다고 한다.
박단유 스크린, 필드 골프 투어 상금 비교
골프존 관계자는 “필드 골프를 하다가 스크린 골프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어프러치, 퍼팅을 어려워하는 데 박단유 프로는 쇼트게임이 특별한 강점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 “100m 이내 어프로치는 짧고 강하게.”
스크린 골프에서 강자로 이름을 날리다 올시즌 KLPGA 1부 투어에 처음으로 출전하게 된 박단유. KLPGA 제공
김재열 SBS해설위원은 “박단유 선수는 거리 보다는 정확도로 승부를 하는 선수다. 무엇보다 퍼트 능력이 뛰어나다”며 “차분하고 침착한 성격을 지녀 올 시즌 꾸준함과 일관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2시즌 KPGA 정규투어에 신인으로 뛰어드는 박단유는 호쾌한 드라이버 스윙을 지녔다. 박준석 작가 제공
박단유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어머니를 따라서 실내 연습장에 갔다가 혼자 스윙하는 모습을 본 레슨프로의 권유로 시작했다. 필드에서 길을 잃었던 그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실내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해야 할까. “저마다 목표는 달라도 그 목표를 향해 다양한 길을 걸어보면 좋겠어요. 도전과 경험을 통해 올라설 수 있어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