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 원자재 수입물가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수입물가가 올라가면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제품가 인상이나 기업 영업이익 하락으로 전가된다. 이에 정부가 수입물가 상승압력을 최대한 완화하기 위해 자재 공급망 안정적 확보, 수입관세 인하, 국제물류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이 생산자물가 및 기업채산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물가 상승률은 17.6%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지난해 원재료수입물가가 급등한 원인을 “국제원유를 중심으로 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종별 국제 원유가격은 현물가격 기준 51.4%(브렌트)에서 최대 58.7%(WTI)까지 급등했다. 비철금속가격도 알루미늄 42.2%, 아연 31.5% 등 큰 폭 상승했다. 주요 곡물가격도 선물가격 기준으로 옥수수가 22.6%, 소맥이 20.3% 올랐다.
원재료 수입물가 상승은 생산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6.4%로, 지난 2011년(6.7%) 이후 1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경연이 원재료 수입물가 상승이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한 결과, 원재료 수입물가가 1%포인트(p) 상승하면,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0.134%p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환산하면, 원재료 수입물가 급등이 지난해 생산자물가주를 5.7%p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경연이 국제원자재가 상승이 기업채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국내 기업 영업이익률은 2.8%로 최근 5개년 평균(2016~2020년) 5.1% 대비 2.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 하락 폭은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중이 높은 대기업(2.5%p)이 중소기업(1.9%p)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이 원재료비 상승분의 50%를 상품·서비스 가격에 반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6.0%p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원유, 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아 국제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이 국내 거시경제 및 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적 확보, 수입관세 인하, 국제물류 지원 등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압력을 최대한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