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콘텐츠/공존]
신희철·사회부
“어른들이 다문화 친구를 차별하는 거 보면 이해 안 돼요. 다문화라고 공부 못하는 게 아니에요. 중국인 친구, 파키스탄인 친구와 즐겁게 잘 지냈어요.”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원곡초를 졸업한 김미나 양(16)은 원곡초에서의 생활을 따뜻하고 즐겁게 추억했다. 재학 당시 학교에 이주배경 학생 비율이 90%에 달했지만 이주민 친구들을 크게 다르게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이주민 친구들은 쉽고 재미있게 세계를 배우는 기회가 되어 줬다. 김 양은 “학교에서 히잡을 둘러보고 일본 음식, 인도 카레도 먹어봤다”며 “원곡초를 나온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본보가 17일부터 5회에 걸쳐 보도한 ‘공존: 그들과 우리가 되려면’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취학 전 아동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국적이나 피부색에 대한 선입견이 적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이주민이 많은 학교는 학습 수준이 떨어진다’는 편견으로 마음에 ‘국경’을 긋는 어른들보다 문화적 수용력이 높았다.
또 다른 이주배경 청년 B 씨(22)는 ‘다문화 가정’이란 명칭도 바뀌길 바랐다. 국내 유럽이나 미국 출신 이민 가정은 ‘글로벌 패밀리’라고 칭하고,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은 달리 부르는 건 차별적이란 취지다.
우리의 인식이 변하면 이주배경 아이들은 우리 사회를 좀더 건강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다. 4회에 소개된 인도네시아계 한국인 윤대성 씨(20)는 두 국가의 문화와 언어에 능통한 장점을 살려 인도네시아에 K푸드를 알릴 계획을 세운다. 스리랑카계 서현식 씨(29)는 경기 안양 YMCA에서 안양시민들을 돕는다. 이주민 2세들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는 지금 우리에게 달려 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