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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경증이라 괜찮다?…‘최악 상황’ 올수도

입력 | 2022-01-25 07:14:00


23일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국내외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일각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시엔 대부분 경증이라 걸려도 괜찮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방역당국의 연구 결과, 오미크론 변이 전파력은 델타 변이보다 2배 이상 높았지만 치명률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일제히 우려를 표하는 모양새다. 특히 당장 설 연휴(1월31일~2월2일)를 앞두고 있어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모임 자제를 요청했던 지난해 추석 연휴 직후에도 이미 확진자 수가 38% 급증한 바 있다.

◇경증이어도 고위험군엔 위험…다수가 자가격리되는 상황 대비도 필요

10일 오후 광주 동구 한 의료시설 정문에 폐쇄를 알리는 공고문이 부착돼 있다. 해당 병원에서는 이날 하루 사이 환자 등 2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2022.1.10/뉴스1 © News1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감염이 고령층으로 확산되면 중증화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증화율이 낮아졌다고 한들 고위험군에게는 여전히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상 고위험 확진자가 늘어나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 규모도 증가해 왔다. 이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후 줄곧 ‘과부하’ 상태인 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감염으로 인한 자가격리가 늘어날 경우 사회마비에 이를 수도 있다. 앞서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지적한 바 있다.

다음달 초 하루 5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이로 인한 자가격리자가 평균 3명이 나온다고 가정하면, 매일 20만명이 자가격리 될 수 있다. 자가격리기간이 7일로 단축된다고 하더라도 매일 140만명이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재훈 교수는 “의료적 대응역량을 넘어서 행정적, 사회적 지원이 가능할 지 걱정된다”면서 “직장이나 가족 중 다수가 자가격리되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비란 회사의 한 부서가 동시에 자가격리에 들어가더라도 업무 지장이 최소화될 수 있는 대응계획을 의미한다. 정재훈 교수는 “짧게는 1주 길게는 2주 정도 많은 사람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도 업무가 유지될 수 있는 준비를 어느 정도 해두시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경우 교육이나 돌봄, 더 나아가 ‘방역 최일선’인 병원이 마비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제일 걱정하는 게 작년 델타 때도 11월에서 12월 사이에 모든 병원들에서 의료진 감염 때문에 또는 의료진의 가족 감염 때문에 출근을 못 하는 직원들이 수두룩하게 발생했다”면서 “(그때처럼) 병원이 제대로 운영을 못 하는 상황들이 벌어질 수도 있는 부분들을 저희가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코로나19가 아닌 이유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우연한 코로나19 진단으로 인한 의료적 개입의 지연도 본격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투석, 분만, 수술 등이 필요한 환자들이 걱정”이라고 했다.

◇WHO도 방역당국도 ‘오미크론 변이 위험성’ 입모아

© News1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평균적으로 덜 심각할 순 있어도 가벼운 질병이란 얘기는 오해를 낳는다”면서 “오미크론이 현재 입원·사망을 초래하고 의료체계는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도 오미크론 우세화로 단기간 내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방역의료 대응에 심각한 부담을 주는 등 사회 피해 규모가 클 수 있다면서 신속한 예방접종과 개인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결국 개인 스스로가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당국은 지난주 주간 코로나19 위험도를 전국과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높음’ 단계로 평가했다. 모두 ‘중간’ 단계였으나 일주일 새 한 단계씩 올라온 것이다. 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인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24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설 연휴 기간 이동 및 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한편 유전자 증폭(PCR) 검사 등을 60대 이상 고위험군에 한해 실시하는 등 새로운 진단검사 체계는 1월 말 또는 2월 초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없고, 자가검사키트 또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경우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