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4월 세계 무역의 15%를 차지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신청을 관련 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
상반기 중에는 외환시장 제도 전면 개편 방안을 수립하고, 다음 달부터 글로벌 대표 주가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DM) 편입을 위한 본격 협의에 나선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인공지능(AI), 수소 등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 분야별로 세부 중점기술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CPTPP 4월 가입 신청 목표로 속도…FTA 네트워크 전세계 90%까지
우선 정부는 CPTPP 등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통한 아태지역 경제·교역을 확대한다. 오는 4월 CPTPP 가입신청을 목표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농수산업·중소제조업 등 민감 분야에 대해서는 보완대책을 마련한다.
CPTPP 의장국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뉴질랜드 등 주요 회원국과 지속 협의해 우호적 가입환경 조성하는 등 관련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CPTP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2018년 말 출범했다. 무역액 규모는 2019년 기준 5조7000억 달러로 전 세계 무역액의 15%를 넘고, CPTPP 회원국과 한국 간 교역액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남방·신북방·중남미·중동 등 신흥시장 주요국과의 FTA 확대를 통해서도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고, 국내 기업의 신(新)시장 진출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대외부문이 우리 경제회복을 견인할 수 있도록 신(新)시장 창출에 주력하겠다”며 “메가 FTA 및 양자 FTA 적극 추진을 통해 향후 FTA 네트워크를 전 세계 GDP의 90%까지 확대하는 등 해외수주 3년 연속 300억 달러 초과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검토…내달 MSCI 편입 본격 협의
대외 불안요인에 대응해 모니터링과 시장안정 노력을 강화하고, 해외투자자 소통을 통해 대외신인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외환거래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MSCI 선진지수 편입을 본격 추진한다.
지난해 11∼12월 50여개 글로벌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가 불가능’, ‘외환시장 마감 후 환전 곤란’ 등을 불편사항으로 꼽았다고 정부는 전했다.
이에 현재 오전 9시∼오후 3시30분인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해외 영업시간을 포괄할 수 있도록 대폭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과 해외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원화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외환규제 자유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 등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외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수출입기업이나 해외투자자 등이 전자플랫폼으로 가격정보를 실시간 확인해 외환을 주문·체결하는 전자거래 방식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주식시장 대표 지수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국내외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최종 방안을 마련해 6월 관찰대상국(Watch list) 등재를 목표로 다음 달부터 MSCI와 본격 협의에 나선다.
외환거래법령는 과거 허가제 위주 외국환관리법에서 신고제 중심 외국환거래법체제로 이행에 준하는 포괄적인 제도 개혁 방안인 ‘신외환법(가칭)’을 마련할 계획이다.
급증하는 외환거래수요에 따라 새로운 거래유형이 발생하면 대응이 어려운 현행 규제체계를 효율화하고, 거시건전성 모니터링 취지상 불필요한 규제는 폐지키로 했다.
금융기관 업권별 업무범위를 다시 검토하고 적법한 거래여부 확인 등 외국환은행의 과도한 부담 완화와 외국환업무취급기관 확대에 따른 규제 차별 문제 해소 등도 추진한다.
정부는 한국은행·금융감독원·관세청·은행연합회 등으로 구서된 외환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상반기 중 종합 개편 방향을 수립하고 연말 법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 패권경쟁 대응 첨단기술 집중보호 전략 수립
경제·안보 차원에서 심화되는 첨단기술 분야 글로벌 패권경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4000여개 품목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하고, 200개 경제안보 핵심품목은 맞춤형 수급관리에 나선다.
200개 중 20대 우선관리 품목은 이미 마련한 수급 안정화 방안을 시행하고, 나머지 180개 품목은 1분기에 소관 부처별로 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5G·6G,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 등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 중 분야별로 3~5개의 전략가치가 높은 중점기술 총 30∼50개 선정해 집중 육성·보호하기로 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기술 강국과 경제안보·산업·통상·과학기술 등 포괄적 논의가 가능한 채널 확대하는 등 전략적 국제협력을 추진한다.
탄소국경조정(CBAM),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법제화 등과 관련해 주요국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할 방침이다. 탄소함유량 측정 인증기관 육성 등 탄소배출 측정·검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 대상 ESG 경영 확산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국제금융기구 협력으로 국내 기업과 인력의 해외 진출의 길도 열어줄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공급망 재편, 기술패권 경쟁, 디지털·그린경제 전환 등 경제·안보·기술·외교적 사안이 연계·결합을 넘어 화학적으로 융합하면서 우리의 대응도 점점 종합적, 고차원적 해법이 요구된다”며 “변동성은 완화하고, 불균형은 조정하며, 복합성은 잘 풀어내도록 하는 전략·정책·실행이 중요한 만큼 범정부 총력 대응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