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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접촉자-이탈 환자 등 실시간 위치 추적[메디컬 현장]

입력 | 2022-01-26 03:00:00

용인세브란스병원
디지털 솔루션 RTLS 도입
장비 도난 등 돌발사고 대응
감염병 N차 감염 사전 예방




“목에 걸거나 손목에 차는 태그로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이 도입한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 이야기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되면서 병원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더욱 필요하게 됐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의 RTLS는 바이러스 감염과 환자 이탈, 장비 도난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 의료진, 의료 장비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3월 병원 개원 때부터 도입됐다. 해당 시스템으로 확인하면 각 층마다 의료진과 환자의 이동 동선이 파악돼 눈길을 끌었다. RTLS는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 사전동의하에 운영된다.

이에 최근 본보 기자가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찾아 RTLS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체험해 봤다. 병원 2층에서 시작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를 지난 뒤,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 디지털의료산업센터로 이동했다. 그 다음에는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통합반응상황실(IRS)을 찾았다. 이곳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입원실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덕 디지털병원 파트장이 본보 기자가 병원 2층에서 지하 1층까지 돌아다닌 동선을 모니터에서 확인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용인세브란스병원 김경덕 디지털병원 파트장은 “지금 모니터에 보이는 것처럼 2층에서 지하 1층까지 이동경로가 분홍색 선으로 파악된다”면서 “가까이에 접촉한 사람의 이름까지 함께 뜨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 감염병이 생겨도 바로 확산을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내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생겨도 기존보다 서너 배 빠르게 동선을 파악하는 것뿐 아니라 접촉자 파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병원 전체를 폐쇄하지 않고 환자가 오간 동선만 폐쇄할 수 있어 병원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손목에 찰 수 있는 환자용 위치추적기.

김 파트장은 “RTLS는 무엇보다 감염병 상황이 발생했을 때 ‘N차 감염’을 막을 수 있고 병원 내에서 화재 등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원내에 남아 있는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또 환자 입장에서도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어디에 쓰러져 있는지 병원이 바로 파악해 조치할 수 있어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RTLS를 다양한 디지털솔루션과 결합해 더욱 고도화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SKT와 함께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복합 방역로봇을 RTLS와 연계해 방역로봇의 위치 파악 및 원내 밀집도 분석 기능을 더욱 높였다. 또 환자용 모바일 앱을 RTLS와 연계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동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상용화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RTLS를 비롯한 선진적인 디지털 솔루션들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제21회 대한민국 디지털 경영혁신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한국표준협회·한국서비스경영학회 주관 2021 DX서비스어워드 그랑프리 수상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지원사업 선정 △덴마크 ‘Super Hospital Project’ 스마트병원 사례기관 협력 △시카고대학병원 해외 스마트병원 우수 벤치마킹 사례기관 협력 등 국내외에서 스마트 의료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