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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접질렸더니 툭하면 삐끗… 발목 염좌, 제대로 고쳐야 평생 질환 막는다[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입력 | 2022-01-26 03:00:00

만성 발목 불안정증
가볍게 다쳤다고 방심은 금물… 회복 후에도 힘없고 시큰한 증상
염좌 30%, 만성 질병으로 발전
운동치료-온찜질로 회복되지만… 호전 없을 경우엔 수술 고려해야



게티이미지코리아


홍은심 기자

발목을 살짝 삐거나 접질리면(발목염좌) 병원에 가지 않아도 대체로 며칠이면 부기가 빠지면서 낫는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게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별것 아닌 발목염좌라도 초기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발목이 계속 꺾이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90% 이상의 발목염좌는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리는 순간 발목 바깥쪽에 있는 3개의 인대(전거비인대, 종비인대, 후거비인대)가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발목 인대는 늘어난 채로 장기간 방치되면 발목뼈를 충분히 지탱하지 못한다. 그러면 발목 자세가 조금만 틀어져도 계속 접질리게 된다. 이를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라고 한다. 발목을 삔 적이 있는 사람의 30% 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을 경험한다.

발목을 접질리고 나서 3∼6개월이 지났는데도 평지나 약간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발목이 자주 꺾이거나 발목에 힘이 빠지고 상·하·좌·우로 돌릴 때 시큰하거나 뻐근하다면, 또는 삐었던 발만으로는 땅바닥을 딛고 서 있기 어렵다면 발목 불안정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걸을 때 복사뼈 근처에서 ‘딸깍딸깍’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발목 인대가 손상될 정도로 접질리면 인대가 회복될 때까지 4∼6주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목 외부에 생긴 부기가 빠지고 통증이 사라지면 바로 다시 걷고 뛰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인대는 발목 안에서 점점 늘어난다.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 낫지 않고 지속되면 발목의 가장 위쪽 뼈인 복사뼈와 정강이뼈 사이의 연골이 반복적으로 마찰돼 손상을 입는다. 이는 발목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발목 불안정증은 발목의 운동범위, 발의 딛는 힘, 발목관절이 휜 정도 등을 의사의 진찰과 X선 촬영 등을 통해 다치지 않은 쪽과 비교해 진단한다. 추가로 발목 인대 파열 여부나 발목관절염으로 진행했는지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으면 초음파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다.

만성 발목 불안정증은 운동치료와 온찜질을 석달 정도 하면 상당수 회복된다. 운동법은 다리를 뻗고 앉아서 손으로 발목과 발가락을 잡고 발목을 4∼5회 앞뒤로 당기기, 동일한 자세로 발목을 천천히 10회 돌려주기, 양쪽 발바닥을 땅바닥에 대고 앉아서 양손으로 발목을 잡은 뒤 엉덩이를 들어서 발목 자극하기 등이 있다.

운동치료로 좋아지지 않거나 증상이 6개월 이상 이어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 두 번째는 발목 주변의 연부조직을 약간 잘라내서 다친 인대에 덧대는 인대 재건술이다.

최기원 고려대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은 생각보다 흔한데 병이 진행되면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처음 염좌가 생겼을 때 철저히 치료해서 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