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한 군 장병이 훈련 중 오른팔에 신경종이 발견됐지만 부대에서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고 훈련을 계속 시켜 결국 신경 마비가 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4일 오후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는 모 사단 예하 부대에서 군 복무 중인 A 장병이 상태가 좋지 않은 오른팔로 계속 고된 훈련을 해 결국 정중신경(팔의 말초신경 중 하나) 마비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수술 후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A 장병은 “입대를 하고 훈련병 교육을 받으면서 팔이 입대하기 전보다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며 “훈련소 교육 기간에 팔의 통증과 후유증으로 귀가 조치를 희망한다고 소대장님께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모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마친 뒤 후반기 교육을 하러 가서도 팔이 나아지지 않고 지속적인 통증과 후유증이 발생해 함평병원으로 가 MRI와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A 장병은 신경종 진단을 받았다.
A 장병은 “군의관이 ‘팔을 이대로 놔두면 신경종이 퍼져 오른팔 전체에 마비가 올 수 있다’는 말을 했고 전 불안한 상태로 자대로 전입을 했다”며 “전입을 오자마자 중대장과의 신병 면담을 할 때 저의 상태를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장병은 다른 이들과 함께 똑같은 훈련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날이 추워져 신경이 굳고 마비 증세가 심해졌고 다시 병원에 갔더니 무리하게 팔을 쓰면 마비가 악화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A 장병은 휴가를 내고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복귀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다른 장병들과 똑같은 훈련을 받았고 결국 팔을 못 움직이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결국 그는 민간 병원에 가서 돈 몇십만 원을 쓰고 검사를 받아 소견서를 제출했고 이후 열외 조치를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A 장병은 정중신경이 마비되는 등 오른팔 상태가 이미 악화된 상황이었다.
그는 “오른팔로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잠그는 것이 안 되고 오른팔로 휴대폰 화면을 내릴 때 통증과 저린 증상이 동반돼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처한 상황과 선임들에 대한 눈치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며 “군대라는 조직 안에 환자가 있다면 이 환자가 무엇이 제한되고 무리가 가는 행동이나 훈련이 있다면 먼저 인지해 조치해주고 빠른 치료가 안 되면 심적으로나마 힘들지 않게 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