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 이상 하락한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나타난 코스피지수가 카메라 뷰파인더에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71.61포인트(2.56%) 내린 2,720.39에, 코스닥지수는 25.96포인트(2.84%) 내린 889.44에 마감했다. 2022.1.25/뉴스1 © News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긴축 우려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 고조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국내주식과 원화, 채권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면서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투매도 나타났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1.61p(2.56%) 내린 2720.39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4698억원을, 기관은 171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5861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SDI(-5.87%), LG화학(-4.17%), 삼성바이오로직스(-3.82%), 기아(-3.16%), 카카오(-2.67%), NAVER(-1.98%), 삼성전자(-1.46%), 현대차(-1.27%), 삼성전자우(-1.03%), SK하이닉스(-0.84%) 등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이날 국내 증시에 상장된 2380개 종목 중 91%에 해당하는 2166개 종목이 하락할 정도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의 가파른 긴축 우려가 여전히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패시브 펀드 수급 우려로 대형주에서 매물이 출회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불거졌다. 투자심리가 크게 꺾인 가운데 매물이 매물을 부르며 투매도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반전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하락 폭을 확대한 가운데, 코스피는 이틀만에 4% 넘게 급락했다”며 “가장 큰 원인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대형주 매물 출회, 낙폭 확대에 따른 반대매매 출회로 하락폭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수급상 버팀목 역할을 해줘야 할 국내 기관도 손쓸 수 없는 상황이며 개인투자자들도 투심 위축에 반대 매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일단은 1월 FOMC 전후 통화정책 부담 완화, 이로 인한 투자심리 개선, 달러 약세(원화 강세) 여부를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6일 ‘빅 피겨’로 여겨지는 1200원선을 돌파했다. 이후 다시 반락하며 1180원대로 내려오기도 했으나, 연준의 긴축 우려가 불거지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낸 달러 인덱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안전자산인 국고채도 약세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6.2bp(1bp=0.01%) 급등한 연 2.174%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17일 이후 6거래일 만에 고점을 다시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18일(2.178%) 이후 3년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도 3.6bp 상승한 2.576%로 2018년 8월3일(2.580%) 이후 약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로 마감했다.
FOMC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금리를 끌어올린 가운데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 호조에 따른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경계도 금리 상승 요인이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비 4.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성장률은 1.1%였다.
한은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경제와 교역이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민간소비가 간헐적으로 올랐다가 내리겠지만, 수출이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우리 경제도 기조적인 회복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감염병 재확산이나 공급 차질 문제, 중국 경제 리스크 등은 하방 리스크로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