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페이스북
“이렇게 살점도 떼어내고 있으니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5일 경기 북동부 지역 유세에서 “(민주당이) 국민 뜻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고 지금까지 많이 실망시켜 드렸으나 지금부터는 정말로 변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전날 “민주당이 부족했다”며 엎드려 큰절을 하고, 눈물을 보인 데 이어 또 다시 ‘읍소’를 이어간 것. 그는 “어제 울었더니 속이 시원하다. 이제 더 이상 울거나 그러지 않겠다”며 “오로지 국민께서 우시지 않도록 저희가 바꾸겠다”고 했다.
● 李, 지지율 답보에 ‘감성’ 호소
이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한 것에 대해 ‘나쁜 승리보다는 당당한 패배를 선택하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우리는 정도를 갔어야 했다. 우리가 그걸 잠깐 잊어버린 것 같다”고 재차 사과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21일부터 매일 하루에 수도권 5, 6개 지역을 돌며 발도장을 찍는 강행군을 이어가는 데에는 그만큼 절박한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 후보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로 한 번도 지지율 40%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4월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주요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지지율 40%대를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상황. 여기에 1월 중순 이후 국민의힘 내홍이 사그라들고 안정세로 접어든 반면, 민주당의 경우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부실장이 검찰조사를 받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선대위 내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도 이 후보의 눈물을 부각한 ‘호소 작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24일 당 페이스북 계정에 이 후보가 이날 성남 상대원시장 연설 도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사진과 함께 ‘울지마라 이재명’이라고 적힌 문구를 게시했다. 이 후보가 형과 형수에게 한 욕설이 다시 논란이 되는 것을 적극 엄호하고 나선 것. 이 후보 수행비서인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이 후보를 옹호했고 우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에 “결국 싸울 수 밖에 없었던 형과의 관계를 설명할 수밖에 없는 참혹함을 봤다”고 적었다.
● 李 “농어민 100만 원 기본소득”
농지 실태도 전수조사해 투기를 감시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장모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겨냥해 “지금은 조금만 요건을 바꾸거나 서류 조작을 하면 누구든지 농지를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유력후보 가족들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토지는 모두 조사해서 어떤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취득했고 어떻게 쓸지를 공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 부동산 토지 소유실태를 조사할 것이고 그 안에 당연히, 농지전수조사도 들어간다”고 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