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안보 글로벌비전 발표를 마친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더 낮은 자세로, 긴장감을 늦추지 말자. 더 탄탄하게 가자.”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본부장급 회의. 윤석열 대선 후보는 본부장들을 독려하며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에서는 선거대책기구를 둘러싼 내홍 수습 이후 지지율을 회복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어느 정도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3·9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양당 후보의 판세가 유례없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내부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 尹측 ‘심야 회의’ 신설 비상근무 체제
선대본 관계자는 “선대본은 지금도 24시 근무 체제이지만 심야 회의를 열면 책임자들이 아침저녁으로 대면해 현안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라며 “선대본에 활력과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무진급 인사들도 저녁 식사 후 밤 상황을 점검하러 당사로 복귀해 야근하는 광경이 여러 차례 목격되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회의에서 “더 낮은 자세로, 긴장감을 늦추지 말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다 같이 노력하자”고 거듭 발언했다고 한다. 윤 후보 주변에서는 “윤 후보가 당 내홍을 겪은 직후 구두를 벗고 큰절을 하며 ‘나부터 달라지겠다’고 선언했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윤 후보를 겨냥한 날선 네거티브 공세가 계속되면서 당 내부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성격도 있다. 특히 대선을 코앞에 두고 판세가 혼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자칫 악재가 불거질 경우 수습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적어도 당 내부의 ‘자책골’은 막자는 것이다. 선대본 관계자는 “무속 논란에 휘말려 선대본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해체한 사건이 내부의 권력 투쟁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라며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봉합되자마자 당 내홍이 재차 불거지면 지지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 尹 “미세먼지 30% 감축, 농촌직불금 5조로 확대”
윤 후보는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를 임기 내에 30% 이상 감축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탈원전을 백지화하겠다”며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되는 석탄발전소는 가동 상한을 현재 80%에서 50%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또 △초중고, 노인요양시설에 미세먼지·바이러스 정화기 설치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 기준 강화를 약속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업직불금 예산을 현재 2조5000억 원의 두 배인 5조 원으로 확충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농가 경영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료 가격 인상 차액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생활 체육을 권장하고, 은퇴 체육인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스포츠 공약도 공개했다. 윤 후보는 “국민운동 앱 시스템을 구축해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국민께 연간 의료비 절감액을 국민건강보험료에서 환급하겠다”고 말했다. 또 실내체육시설 이용료에 소득공제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업계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