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안성, 광주, 전남 등 오미크론 점유율이 높은 4개 지역에 오미크론 대응단계 시작 하루 전인 25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보건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자가진단키트를 정리하고 있다. © News1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으로 ‘대규모 경증’ 환자가 폭증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재택치료를 확대하고 격리기간을 줄이는 등 방역지침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또 화이자사의 먹는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처방대상을 50세 이하로 낮추는 등 후속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당국은 26일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의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다만 2차접종 후 14일이 지나지 않은 자, 2차 접종 후 90일이 경과한 자 등 백신 미접종자는 자가격리 7일 후 3일간 자율적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자율격리’ 기간을 갖기로 했다. 지자체가 하던 건강 모니터링 횟수도 하루 2~3회에서 고위험군 2회, 일반 확진자 1회로 줄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무증상, 경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채 검사방식만 바꾸는 것은 되레 의료현장에서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십만명의 확진자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먹는치료제의 투약군을 전 연령으로 확대하고, 동네 병의원 중심의 의료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게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국은 26일부터 광주, 전남, 경기 평택시, 안성시 등 4개 지역에서는 고위험군은 선별진료소를 통한 PCR검사를, 일반 의심환자들은 호흡기전담클리닉 등에 자가진단키트 또는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실시하고 양성이 나왔을 때 PCR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우주 교수는 “오미크론 대응체계의 핵심은 적극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해서, 초기 확진자를 찾아내고, 조기에 치료에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자가진단키트는 정확도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초기 확진자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속항원검사가 진행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에는 키트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PCR 검사 여력이 하루 평균 30만건 정도로 여유가 있는만큼, 기존 검사방식을 더 유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은 경증, 무증상 환자·자가격리자·재택치료자 수만명을 치료할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검사량은 늘어났는데, 이를 감당할 의료체계는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응급상황 발생시 어떤 이송체계를 거쳐 병상을 배정할지, 동네 의료기관에서 확진자를 치료할 시 일반환자와의 동선은 어떻게 구분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