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 밀집지역 모습. 2022.1.24/뉴스1
지난해 하반기 서울에서 아파트·상가 등 집합건물을 매입한 외지인 비중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서울 거주자들 사이에선 ‘똘똘한 부동산’ 선호 현상이 짙어지며 강남3구로 거래 비중이 집중된 현상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서울·강남’ 쏠림을 유발하는 이 같은 추세가 집값 등의 양극화 현상을 더욱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주소지별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중 서울 거주자는 약 73.5%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하반기 83.2%와 비교하면 9.3%포인트(p)가량 감소했다.
서울 거주자 매수 비율이 감소한 만큼 외지인의 서울 집합건물 매수 비중은 꾸준히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인천 거주자 비중은 11.3%에서 18.1%로 높아졌다. 지방 거주자 비중도 5.5%에서 8.3%까지 증가했다. 서울 집합건물 4건 중 1건 이상은 외지인이 사들인 셈이다.
일례로 경기도에 거주하던 50대 A씨는 지난해 경기와 천안에 있는 아파트 3채를 처분해 송파구의 한 아파트를 20억원 대에 매수했다. A씨는 “세금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서울 부동산이 안전하단 생각에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서울 거주자들의 집합건물 매수에서는 강남권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들의 서울 소재 집합건물 거래량은 총 8만6027건이었는데, 그 중 약 19.5%인 1만6861건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중됐다. 시내 집합건물을 산 서울 거주자 5명 중 1명은 강남3구에 있는 부동산을 택한 것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거주자가 자신들이 사는 강남권의 집합건물을 매입한 비중은 76.1%로, 지난해 상반기(55.2%) 대비 20p 이상 높아졌다. 지난 2012년에는 50.6%까지 떨어졌지만 반등한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사더라도 ‘똘똘한’ 부동산을 사겠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지방에서는 서울로, 서울에서는 강남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며 “최근 시장이 변곡점을 맞고 있지만, 집값이 꺾이더라도 이러한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방과 서울 도심 간의 부동산 ‘빈부차’도 극심해지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5억9832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4억8819만원에 그쳤다. 이는 수도권 하위 40%(2분위) 평균 매매가격 4억9236만원 수준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