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그룹
“올해 우리는 경제의 불확실성과 금융환경의 거센 변화를 겪을 것이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경제 및 금융산업 환경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인플레이션 장기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화 가능성 △마이데이터 사업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업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 블러(Big Blur)’ 등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금융산업이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 회장은 ‘새로운 10년,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초일류 금융그룹 도약’이라는 경영 전략을 내세웠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는 농협금융지주는 이러한 전략 위에 다가올 변화를 대비하고 앞으로 10년을 위한 기초를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디지털 사업,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등의 경영 키워드도 제시했다.
고객 자산관리 및 은퇴금융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산관리사업은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핵심사업이고,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은퇴금융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고객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동반자로서 최고의 자산관리 및 은퇴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은행과 증권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100세시대연구소 등 자산관리 및 은퇴 컨설팅 부문의 확대도 예고했다.
ESG 경영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손 회장은 ”탄소중립 달성과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확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를 위해 탄소중립 관련 금융상품 개발, 탄소배출을 줄이는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농협이 곧 ESG’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환경에 기여하는 농협금융의 가치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중국 베이징, 홍콩, 호주 시드니, 베트남 호찌민, 인도 노이다 등에 지점을 열 계획이다. 손 회장은 “신규 점포 개점 초기 사업의 안정화에 힘써야 한다”며 “동시에 글로벌 전문가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여 글로벌 인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다만, 손 회장은 농협금융지주의 핵심인 ‘농업과 지역농축협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며 범농협 수익센터로서의 책임도 강조했다.
한편, 올해 NH농협금융지주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농협중앙회를 통해 1조1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출자받는다. 손 회장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해 NH농협금융지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