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차량이 정상적으로 무게를 재는 장면(위)과 바퀴를 살짝 걸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무게를 재는 장면(아래). 부산경찰청 제공
폐기물 차량 무게가 적게 나오도록 조작해 수수료 수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공무원 등이 검거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6일 부산 모 구청 공무원 50대 A 씨 등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3월~7월 부산 강서구 생곡사업소 폐기물매립장에서 차량이 계근대(무게를 재는 장치)를 통과할 때 적재한 폐기물 무게가 적게 나오도록 조작하는 수법으로 957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600여회에 걸쳐 폐기물 무게를 1600t가량 적게 나가도록 속인 것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은 차량의 앞바퀴나 뒷바퀴를 계근대에 살짝 걸쳐 폐기물 무게를 줄인 뒤 무게 측정 카드를 셀카봉에 매달아 인식기에 접촉하는 수법으로 통과했다. 애초 차량이 지정된 위치를 벗어나면 카드 인식기에 손이 닿지 않게 설계돼 있으나, 셀카봉 등 도구를 이용할 경우 속수무책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해당 폐기물 처리업체 운영자 중 1명은 부산 한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공무원은 몰래 폐기물 업체를 운영하면서 감시나 단속 업무를 맡은 환경공단 직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7월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찰은 생곡사업소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폐기물반입현황 및 생곡사업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이들의 사기행각을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기물 차량 일부분만 계근대에 올려 무게를 줄이더라도 계근대를 정상 통과하는 문제점을 확인했다. 해당 매립장에 계근대에 인공지능 센서를 부착하는 등 시설 보강을 권고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