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 방문해 일정을 마친 뒤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방문 때는 차분한 분위기였으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문 때는 언성을 높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두 정당에 대한 상반된 반응이 나온 것은 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왜 그랬을까.
피해자 가족 대표는 현장에 도착한 이 대표에게 “사고 건물을 먼저 보고 오시라”고 했고 간담회도 별 문제 없이 진행했다. 고성이나 언쟁, 별다른 마찰도 없었다.
이 대표는 “실종자 수색에 방해가 될까 염려돼 방문이 늦었다. 정치권에서, 특히 야당으로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며 “사고를 유발한 현대산업개발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정치권에 요청하고, 대책 마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의 방문 후 이튿날인 26일 오전, 송영길 대표가 현장을 찾았다. 휠체어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송 대표를 향해 피해자 가족들은 크게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가족 협의회는 송 대표에게 “왜 이제야 왔냐”, “16일만에 와서 뭐하냐”, “대선 표 받으러 왔냐”고 소리를 지르고 방문을 저지하는 등 질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붕괴 피해자 가족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실종자 5명에 대한 신속한 수습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가족 분들께서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고 그동안 애간장을 태웠겠냐”며 “당연한 질책이라고 생각한다”고 수긍했다.
여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국민의힘 대표에겐 별 말 없으나 민주당 대표에겐 거센 항의가 이어진 낯선 풍경. 피해자가족협의회는 왜 민주당에게 날선 항의를 보냈을까.
그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항의한 이유는 복잡하게 현장을 찾지 말고 중앙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는 뜻이었다”며 “여·야 모두 똑같다. 피해보상 등 중앙 차원에서 역량을 발휘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곳이 송갑석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의 지역구라는 점도 한 이유다.
안 대표는 “인근 주민들은 사고 전부터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했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관심도 없고 무시하다가 이제 와서 그러니 화가 난 것”이라며 “말로만 ‘텃밭, 텃밭’ 한 것 아니냐. 지지해준 사람들도 많은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보다 한발 늦게 현장을 찾은 민주당에 대한 원망도 이어졌다.
안 대표는 “오히려 민주당이 좀 더 빨리 오고 좀 더 빨리 해결책이라든가 대책을 갖고 왔어야 하는데 더 늦게 왔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며 “관심이 없었던 것 아니냐. 이런 걸로 시민들은 민주당을 판단할텐데…”라고 말을 흐렸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사고 발생 2일 뒤인 지난 13일 실종자 1명이 201동 건물 서측면 지하 1층 난간에서 건물 잔해물에 매몰된 채 발견됐고, 다음날인 14일 오후 수습됐다.
또 전날 오후 또 다른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과 작업복, 머리카락 등이 27층 2호실 안방 상층부에서 발견돼 수습작업을 펼치고 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