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장이 삼계탕 냄비째 빼돌려” 폭로…軍 “보직해임 조치”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군수사령부 예하 부대장이 취사병을 시켜 삼계탕을 냄비째 밖으로 빼돌리는 등 부식을 횡령하고 취사병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26일 군수사령부 예하 부대에 근무한다고 밝힌 제보자의 사연을 공개했다.

제보자는 부대장이 작년 3월부터 부식을 횡령했다며 세세한 품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작년 초 중복부터 메뉴에 삼계탕이 나올 때마다 큰 냄비째로 취사병에게 담으라 시켜서 사유지로 가져가셨다”며 50마리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제보자에 따르면 부대장은 취사병에게 “어머니의 맛이 안 난다”는 이유로 “문제가 뭔지 말해봐”, “맞출 때까지 계속 먹일 거야”라고 말하며 점심 메뉴로 나온 갑오징어를 7차례 이상 먹이는 가혹행위를 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이어 그는 해당 부대 간부들이 추가 급식도 작성하지 않고 식당을 이용하고 있으며 주임원사는 민간조리원들에게 갑질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대부분 부사관급인 급양관리관은 부대 행정업무와 부식 신청 등 본인의 임무를 취사병들에게 시켰다고 한다.

제보자는 “2021년 3월 15일 취사병의 날 행사를 한다며 부대장님께서 양장피와 소갈비가 먹고 싶다 해서 취사병과 민간조리원에게 시켰다”고 밝혔으며 “부대장님의 어머니가 아프시다고 부대 내 개인 사유지에 들어와 1~2주 동안 아침마다 어머님 도시락을 따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2021년 12월 3일 현금 조미료로 들어왔던 미원이 있었는데 실수로 필요량보다 더 청구하게 됐다”며 “환불 얘기가 오가는 도중 부대장님께서 알고 있던 가게에 27kg을 갔다 주었는지 팔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영외로 빼돌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부대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부대장 모친에 대한 도시락과 부식 제공, 부식의 별도 청구 및 임의 사용 지시, 조미료 횡령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부대장의 법령준수 의무 위반 등 일부 혐의가 식별돼 보직해임 후 직무에서 배제했다”며 “차후 비위 사실에 대해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