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7위 잰더 쇼플리(29·미국)는 2021년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미국 대표로 2020 도쿄올림픽 남자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라이더 컵에서도 우승을 맛 봤다. 쇼플리는 “연말은 보통 내게 돌아보는 시간. (지난해) 많은 점들이 좋았다. 더 긴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올림픽 우승은 쇼플리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쇼플리는 최근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올림픽 우승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어딜 가든 업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 골프에서는 보통 1년 간 챔피언 타이틀을 가질 수 있고 그 후에는 방어해야 하는데 올림픽은 3년간 메달을 쥐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골프는 육상, 수영, 체조 등과는 다르지만 신체적 능력과 기술을 가늠하는 테스트다. 올림픽이 바로 그러한 무대”라며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승에 빛나는 쇼플리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모든 골퍼들의 영원한 숙제인 ‘일관성’이다. 쇼플리는 일관성을 위한 자신만의 철학을 묻는 질문에 “일관성이라는 단어 자체는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샷이 어디로 가는지 일관성을 갖는 것 외에도 나는 연습 루틴이나 준비에 일관성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그게 내가 코스에서 경쟁할 때 일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쇼플리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요가, 스트레칭을 한 뒤 30여분 동안 걷기를 하는 등 일상 속에서도 일관된 루틴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화를 선택하는 것 또한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이다. 쇼플리는 “토너먼트에는 카트가 없다. (대회를 치르다보면) 하루에 7~10시간을 걷곤 한다. 세게 스윙을 하거나 비탈진 곳에서 스윙을 할 때는 물론이고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걸을 때도 신발은 안정적이고 편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