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86그룹 퇴진론‘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6일 MBC라디오에서 “(퇴진론의) 본질은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켜야 된다”고 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핵심이자 86그룹에 속하는 김 의원은 ’용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용퇴 문제가 핵심이 아니다.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키기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 노력하자”라고 답했다. 인적 쇄신이 핵심이 아니라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며 한 발 물러선 것. 앞서 23일 김 의원은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86그룹 퇴진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동아일보 DB
김 의원이 제도 개선을 앞세운 것은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동참하려는 86그룹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까지 불출마 의사를 밝힌 건 지난해 불출마 선언을 재차 약속한 우상호 의원이 유일하다. 여권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불출마에 나서겠다는 의원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전날(25일) 송 대표의 ‘동일 지역구 4연임 금지’ 추진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 등을 통해 쇄신 흐름을 이어가려던 민주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조국 수호’에 앞장섰던 초재선 의원 그룹에서라도 반성과 쇄신 선언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