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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올림픽을 ‘인생 무대’로”

입력 | 2022-01-27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 D―8]4대륙 피겨 동메달 김예림
우상 연아 언니가 쇼트곡 추천… 스스로 만족할 연기 못한다면
메달 실패보다 더 속상할 것… 경쟁자 의식 않고 내 계획대로



생애 첫 올림픽에 도전하는 김예림이 21일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예림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의 목표에 대해 “은퇴 후에 다시 생각해도 후회가 남지 않는 올림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린=AP 뉴시스


“먼 훗날 은퇴 후에 다시 생각해도 ‘아, 그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후회를 남기지 않는 올림픽을 치르고 싶어요.”

여자 피겨스케이팅 김예림(19·군포 수리고·사진)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생애 첫 올림픽이다. 그는 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지만, 자신이 만족하는 연기를 하는 게 더 우선이었다.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는 “참가에만 의의를 두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메달을 못 따는 것보다 메달에 욕심을 내다 내가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돌아오는 것이 더 속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피겨여왕’ 김연아(32)를 보고 피겨화를 신은 ‘연아 키즈’다. 김연아는 그에게 우상과도 같은 존재다. 김연아와 소속사가 같아 종종 김연아에게 조언을 받곤 한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선보일 쇼트프로그램 음악이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인데 연아 언니가 추천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연아가 오랫동안 광고 모델로 활동했던 주얼리 브랜드에서 최근 후원도 받기 시작했다.

올림픽을 앞둔 그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비움’을 꼽았다. 함께 올림픽 대표팀에 뽑힌 유영(18)과 같이 출전한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 대회에서 그는 클린 프로그램과 자신의 개인 최고점인 209.91점을 획득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이 역시 비움이 비결이었다는 것. 그는 “최정상급 선수들이 나오지 않아 메달을 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메달보다는 내 연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며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아 무언가를 많이 바꾸기보다는 지금까지 유지한 내 멘털과 컨디션 유지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단 한 가지는 고치고 가려고 한다. 그는 “4대륙 선수권에서 쇼트프로그램의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2를 받았다”며 “올림픽에서는 최고 난도인 레벨4를 받기 위해 빨리 수정하고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4대륙 선수권에서 어텐션(에지 사용 주의)을 받은 가장 자신 있고 연기의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더 완벽히 연기하기 위한 준비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연아를 닮은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이번 올림픽에서 한껏 활용할 예정이다. 그는 “평소 주변이나 경쟁자에 대한 관심보다는 내가 계획해둔 일정을 소화해내는 것이 중요한 ‘완벽주의적’ 성격이다”며 “올림픽에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내일 계획은 어떻게 되냐’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완벽주의적’이었다.

“딱히 없는데…, 굳이 말씀드리면 제가 스케이트 타러 들어가기 전에 ‘웜업’을 하는 시간과 정해둔 순서가 있는데 이것을 잘 지키는 거예요.”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