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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없는 ‘86그룹 퇴진론’… 與내부 “이런 게 요설” 비판

입력 | 2022-01-27 03:00:00

김종민 “기득권 제도 말한 것”에 김우영 “차라리 말을 말든지…”
불출마 선언 송영길-우상호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퇴진론’이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추가적인 불출마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퇴진론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이견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86그룹 퇴진론’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6일 MBC 라디오에서 “(퇴진론의) 본질은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핵심이자 86그룹에 속하는 김 의원은 ‘용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용퇴 문제가 핵심이 아니다.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키기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 노력하자”고 답했다. 인적 쇄신이 핵심이 아니라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며 한발 물러선 것. 앞서 23일 김 의원은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86그룹 퇴진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런 김 의원의 발언에 민주당 김우영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이런 걸 요설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차라리 말을 말든지, 행동하지 않는 구두선(口頭禪)의 정치는 배반형”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자치발전비서관으로 일했던 김 대변인 역시 86그룹 인사다.

김 의원이 제도 개선을 앞세운 것은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동참하려는 86그룹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까지 불출마 의사를 밝힌 건 지난해 불출마 선언을 재차 약속한 우상호 의원이 유일하다. 여권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불출마를 하겠다는 의원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전날(25일) 송 대표의 ‘동일 지역구 4연임 금지’ 추진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 등을 통해 쇄신 흐름을 이어가려던 민주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조국 수호’에 앞장섰던 초·재선 의원 그룹에서라도 반성과 쇄신 선언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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