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비겁하게 4자 토론의 커튼 뒤에 숨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며 “당당하게 양자 토론에 먼저 임하고 4자 토론은 언제든지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 측이 4자 토론을 위한 28일 실무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설 전 4자 토론이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윤 후보측은 자칫 4자 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에게 공격을 당해 실점할 경우 설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자 TV토론을 제안한 것은 애초에 민주당이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민주당에 “뭐가 두렵나, 대장동이 두렵나”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양당은 (양자 TV토론에) 합의를 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두 당이 직접 주관해 토론회를 개최하면 된다”며 “또한 4당이 함께 하는 합동 토론회는 법적으로도 세 번이 보장돼 있고, 필요하다면 협의를 해서 언제든지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성 의원은 4자 토론의 경우 한 후보가 말할 수 있는 시간이 30분 안팎이라며 “국민이 묻고 싶은, 듣고 싶은 것에 대한 충분한 시간 배정이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 법원의 판결은 ‘방송사 초청’일 경우, 타당 후보와의 기회균등에 부합하지 않다는 것으므로 형식을 바꾸면 양자 토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방송사 초대 형식이 아니라 국회나 제3의 장소에서 양자 토론을 하는 것을 언론이 알아서 취재하고 방송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이같은 제안을 빨리 받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31일 지상파 방송을 통한 4자 TV토론을 제안한 상태다.
성 의원은 “31일 (양자 토론을) 하면 된다”며 “민주당이 먼저 요청을 했고, 양자 토론을 한 뒤에 4자 토론을 하자는 게 문제가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일의 순서가 양자 토론이 먼저”라고 밝혔다.
또 국민의당, 정의당 등이 설 연휴 전 거대 양당의 양자 토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한 데에 황 특보는 “그런 식의 논리라면 바깥에 있는 국가혁명당이나, 다른 군소정당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황 특보는 “국민이 보고 싶어하는 건 당선 가능성이 높은, 1~2위 후보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진검승부를 해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저희가 공개적으로 제안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