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북한이 어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신형 방사포 사격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북한 미사일 도발은 올 들어 여섯 번째로, 순항미사일 발사 이틀 만이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년 넘게 공석이던 주한 미국대사에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과 정보조사국(INR) 담당 차관보를 지낸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대사를 내정해 한국에 아그레망을 요청했다.
북한이 한 달 새 평균 나흘에 한 번꼴로 6차례에 걸쳐 10발을 쏘며 몰아치기식 도발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을 비롯해 회피기동과 대량 타격 능력을 가진 다종의 미사일 종합세트를 쏘며 핵·미사일 전력의 고도화를 과시했다. 미국이 중국·러시아와의 대결에 경황이 없고 한국이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틈을 타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한미 이간을 조장하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이런 북한에 미국은 원칙적 대응 기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어제도 북한의 유엔 결의 위반을 규탄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향해 대화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경고 메시지를 거듭 보내고 있다.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한파 외교관과 대통령 측근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군 출신을 기용했던 것과 달리 대북제재에 정통한 베테랑 외교관을 주한대사로 지명한 것도 유연성보다는 원칙론에 방점이 찍혀 있다.
북한의 연쇄 도발은 그간 미국의 외교 우선 대북 기조를 압박 쪽으로 전환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이미 독자적인 제재와 함께 유엔 차원의 제재도 추진하고 있다. 중·러의 반대로 국제 제재가 무력화돼도 동맹·우방의 제재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북한을 옥죌 계획이다. 김정은 정권이 당장은 중국에 기댈 수 있겠지만, 언제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걱정과 배고픈 주민들의 원성 속에 연명해야 한다. 그렇게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