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 前 일본 문화청 장관 밝혀 “日, 서두르지 말고 상대 배려해야 대화속 다른 문제 해결할 수도”
곤도 세이이치 전 일본 문화청 장관은 일본 정부가 조선인 노동자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 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것과 관련해 “등재를 서두르지 말고 한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은)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를 서두르지 말고 한국과 충분히 대화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밟는 것이 한일 간 다른 문제의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 문화청 장관(2010∼2013년)을 지낸 곤도 세이이치 곤도문화외교연구소 대표(76·사진)는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도 광산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과거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배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화청은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담당하는 부처다.
외교관 출신인 곤도 전 장관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일본 대표를 맡았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1일까지 니가타현 사도시 사도 광산을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할지 결정한다.
하지만 곤도 전 장관은 3월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7월 일본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양국의 일부 정치세력들이 강경한 입장을 내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이) 사이좋게 지내자고 말하면 일부 강경파들로부터 저자세라는 비판을 받기 때문에 결국 초강수를 둔다”며 “선거 때의 강경 발언이 공약처럼 돼 버리고 (당선 후) 자신의 손발을 묶는 일이 반복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꽉 막힌 한일 관계의 해법에 대해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가서 지구를 바라보라. 지구의 역사로 본다면 한국과 일본이 다투는 모든 것이 보잘것없어 보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