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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9000억 달러 달성이라는 새로운 기념비도 세웠다. 또 2020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5위에 랭크되며, 해외건설 강국의 입지도 다시 한 번 다지게 됐다.
지난해에는 300억 달러 넘게 수주에 성공하며,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 동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도 받았다. 1965년 11월 태국에서 첫 도로공사를 따내며 시작한 국내업체의 해외시장 진출 노력이 57년 만에 이뤄낸 쾌거들이다.
● 연초부터 화끈해진 해외건설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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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최근 국내업체의 새로운 텃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31억1500만 달러를 수주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대형 수주가 터졌다.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주인공으로,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 북서쪽으로 90km 정도 떨어진 찔레곤 지역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업(라인 프로젝트)을 수주한 것이다.
라인프로젝트는 총 사업비만 39억 달러(약 4조6956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번에 롯데건설은 15억1700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은 7억5900만 달러를 각각 수주했다.
이밖에 방글라데시에서 태영건설이 3억 달러 규모의 하수처리장 공사를, 베트남에서 대우건설이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도시복합개발사업을 따냈다.
● 누적 수주액 9000억 달러 돌파
연초부터 대형 공사 수주가 이어지면서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도 9000억 달러 선을 넘어서게 됐다. 26일 현재 누적 수주액은 약 9028억 달러이다. 이는 1965년 11월 현대건설이 태국에서 540만 달러 규모의 도로공사(빠따니~나라타왓 고속도로)를 수주한 이후 57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초 해외시장 진출 이후 1000억 달러 수주(시점·1993년4월)에 걸리는 시간은 무려 27년5개월이나 됐다. 2000억 달러(2006년2월)까지도 10년10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어 3000억 달러(2008년12월)는 2년, 4000억 달러(2010년9월)와 5000억 달러(2012년6월)에는 각각 1년 9개월, 6000억 달러(2013년12월)와 7000억 달러(2015년6월)에는 각각 1년 6개월이 필요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저유가 등으로 인해 텃밭으로 여겨진 중동시장의 공사물량이 줄어들면서 해외건설 수주물량도 줄었고, 추가 1000억 달러 달성 시간도 늦춰졌다. 8000억 달러(2018년9월)와 9000억 달러 돌파에 3년 넘게 걸린 것이다. 이런 추이를 감안할 때 1조 달러 달성은 늦어도 2023~2024년 전후로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순위도 다시 5위권에 진입했다. 세계적인 건설전문지 ‘ENR’이 매출액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 2014년부터 2016년까지 5위에 올라섰던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매출액 순위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하지만 2020년에 다시 5위로 올라선 것이다.
● 텃밭 중동에서 시장 다각화 본격화
국내 건설업체들이 최근 해외시장에서 거둔 성과 가운데 하나는 전통의 텃밭이던 중동 중심에서 탈피했다는 점이다. 지난 57년 간 수주액 9027억 달러를 보면 중동이 절반을 넘는 4619억 달러(51.2%)였고, 아시아가 2967억 달러(32.9%), 중남미가 481억 달러(5.3%)를 각각 차지했다. 그런데 8000억 달러를 넘어선 2018년 9월 이후 1000억 달러를 추가하는 동안에는 아시아가 407억 달러(39.7%)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전까지 3% 수준에 머물렀던 유럽시장 물량도 11.7%(120억 달러)로 대폭 성장했다.
수주사업 유형도 고부가가치 분야의 비중이 늘어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8000억 달러를 달성할 때까지 단순한 시공사 역할에 머무는 도급사업은 96.6%였고, 고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개발형 사업은 3.4%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1000억 달러를 추가하면서 도급사업 비중이 6.2%로 늘어났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