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 뉴스1
대선 후보들이 최근 들어 정치개혁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내각과 통합정부를 구성하고 국무총리를 국민이나 국회가 추천하는 방안을 내놨다. 윤석열 후보는 현재의 청와대 조직 구도를 해체하고 대통령 집무실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심상정 후보도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청와대 축소 등 방안을 제시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오명을 조금이나마 씻기 위해서라도 정치개혁 경쟁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문제는 실천이다. 그러나 주요 정당과 후보들의 요즘 행태를 보면 저마다 정치의 틀을 완전히 바꿀 것처럼 거대한 계획을 쏟아내고 있지만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선거용 급조 방안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말만 앞서거나 지금 당장 할 일을 제쳐둔 게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표까지 나서 ‘86 용퇴’ 운운하더니 “사람이 아닌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키자는 것”이라며 슬쩍 꼬리를 내리고 있다. ‘동일 지역구 4선 연임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현 의원들은 모두 초선으로 간주해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한다. 설령 법이 통과된다고 해도 10년 뒤인 2032년 총선 때나 4선 연임을 위한 후보 등록을 못 하게 되는 셈이다. 이 후보는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해 놓고 몇 시간도 안 돼 “리더가 술이나 마시고 측근이나 챙기고…”라고 윤 후보 공격에 나섰다.
여야는 입으로만 거창한 계획을 쏟아낼 것이 아니라 작은 것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화려한 청사진으로 유권자들을 속일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하루빨리 깨어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