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도로 유지… 3조2300억 투입
상습 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경기 화성 동탄∼서울 양재 구간(32.3km)이 지하화된다. 지상 도로는 그대로 두고 지하에 터널을 뚫어 도로 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부고속도로에 지하화 구간이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을 도로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계획은 도로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 지하 경부고속도로 건설에는 총 3조2300억 원이 투입된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모두 공약으로 내건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양재∼한남)은 이번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구간은 서울시 관리 구간이어서 서울시가 지하화해야 한다.
‘지상-지하 동시통행’ 첫 고속道… 양재~한남 연장은 추후 결정
화성∼양재 지하도로 건설… 여유 생기는 지상, 버스전용로 확대
정부 “양재~한남, 서울시와 협의”… 경인고속도 ‘남청라~신월’도 추진
이번 계획을 통해 건설되는 고속도로는 전국에 37개로 사업비는 총 55조 원 규모다. 정부는 향후 3, 4년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성이 높은 곳부터 이르면 2025년부터 착공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지하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다. 지하도로가 뚫리는 경기 화성 동탄∼서울 양재 구간은 하루 교통량이 평균 20만 대에 이른다. 적정 교통량(13만4000대)의 1.6배에 육박해 출퇴근시간이 아닐 때도 정체가 심하다. 고속도로가 혼잡해도 주변에 아파트나 빌딩 등이 이미 들어서 도로를 양옆으로 늘리는 ‘수평적 확장’을 하려면 막대한 보상비용이 드는 등 한계가 컸다.
이에 따라 지하에 터널을 뚫는 방식으로 도로를 추가하는 ‘입체적 확장’을 하는 것이다. 국내 고속도로에서 지상과 지하 구간 등에서 동시에 차량이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하도로 건설로 여유가 생기는 지상에는 버스전용차로를 확대해 대중교통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건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양재∼한남)의 지하화는 서울시가 따로 용역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간 연장 여부는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한 뒤 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남북 방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비한 동서 방향 도로도 확충된다. 강원 영월∼삼척(91km), 전북 무주∼경북 성주(68.4km), 성주∼대구(18.3km) 고속도로를 신설한다. 중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잇는 충북 영동∼진천 고속도로(75.2km)도 건설된다. 전남 완도∼강진 고속도로(37.5km)와 부산 신항∼김해 고속도로의 연계를 위한 김해∼밀양 고속도로(18.8km)도 신설된다. 호남권역에서는 전남 금천∼화순 고속도로(18.6km)가 추진된다.
또 정부는 남북 협력에 대비하고 경기 양주신도시 등의 주민을 위해 서울∼경기 연천 고속도로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으로 고속도로가 확충되면 통행시간 단축과 운행비 절감 등 약 54조 원의 편익 및 약 97조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 약 34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