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오늘 확진 1만8000명안팎 5일째 최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 최다 수치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만6096명으로, 전날보다 1800명 가까이 늘었다. 29일 오전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도 1만8000명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29일∼2월 2일) 동안 이동량이 늘면서 확진자 폭증이 우려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설 연휴가 오미크론 유행의 크기를 결정짓는 변수”라며 연휴 기간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는 5만627명으로 집계됐다. 23일(2만6127명) 이후 닷새 만에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달 3일부터 전국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와 재택치료자 모니터링을 시행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식당 카페 등 11종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멈춰 달라며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27일 기각했다.
내달 3일부터 동네의원서 검사부터 처방-재택치료까지 관리
확진자 급증에 진료체계 전면개편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28일 사흘 연속 1만 명대 확진자가 나오며 방역 당국은 설 연휴(29일∼2월 2일) 이후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것도 이 같은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다음 달 3일부터 고위험군이 아닌 재택치료자는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부터 먹는 치료제 처방, 재택치료 관리까지 받을 수 있다. 우선 전국 호흡기전담클리닉 431곳을 시작으로 일반 동네 의원 1000곳 이상으로 확대된다.
○ 밤중에 전화하면 ‘주치의’가 상담
다음 달 3일 바뀌는 체계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의원의 첫 번째 역할은 코로나19 검사다.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면 진찰료 5000원을 받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시행한다. 여기서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최종 확진 여부를 가린다.이렇게 확진된 환자가 60세 미만 등 저위험군이라면 처음 검사를 한 의사에게 재택치료 모니터링과 먹는 치료제 등 처방까지 받게 된다. 처음 신속항원검사를 해준 의사가 ‘주치의’가 되는 것이다. 재택치료 모니터링의 원칙은 의료진이 24시간 당직을 서며 응급 전화에 대비하는 것이지만 주치의의 경우 야간(오후 7시 이후)이나 주말엔 퇴근해서 환자의 전화에 대기하는 ‘온콜(on-call)’이 허용된다.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은 기존처럼 24시간 운영되는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에서 모니터링한다.
또 다음 달 3일부터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은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이들은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검사를 하기 위해 동네 의원을 방문하는 경우 꼭 예약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非)코로나 환자와 진료 시간과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조정하기 위해서다.
○ 노바백스 백신 2월 중순부터 접종
방역당국은 연휴 기간 확진자 증가 폭을 최소한으로 막아야 향후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거라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휴 직후엔 4만, 5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월 중순부터는 미국 노바백스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방역당국은 고위험군 미접종자 대상 ‘찾아가는 접종’에 이 백신을 우선 활용할 방침이다.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18세 이상 성인도 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노바백스는 기존 mRNA 백신과 달리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등에 쓰여 온 합성항원 방식으로 만들어져 부작용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화이자사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코로나19 환자는 27일 기준으로 506명에 불과하다. 14일 첫 투약 이후 2주 동안 하루 30∼40명밖에 처방받지 못한 셈이다. 염호기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전문위원장)는 “먹는 치료제 투약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환자가 처방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