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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맘놓고 야식·폭식했다간 더부룩 ‘소화불량’

입력 | 2022-01-29 08:42:00


설 연휴 명절 분위기에 휩쓸려 폭식을 하거나 야식을 즐겼다간 자칫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등 각종 소화기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소화 기능을 떨어뜨리기 쉬운 야식과 기름진 음식을 되도록 피하는 등 식습관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연지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복부 팽만과 같은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과식, 폭식, 활동량 감소 등이 원인“이라면서 ”주로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보다 폭식과 야식에 노출되기 쉬운 명절,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라면 팽만감이 더 쉽게 생기기 때문에 식습관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이·밤늦게 먹을수록 소화 기능 저하
소화불량이란 주로 식후 포만감과 복부 팽만감, 상복부 통증, 속 쓰림 등의 증상을 뜻한다. 설 연휴 많이, 밤 늦게 먹을수록 위에서 음식을 분쇄하고 이동시키는 소화 운동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위산과 소화효소 분비에도 변화가 생겨 복부 팽만감이 심해지거나 소화가 안 돼 더부룩하거나 체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특히 늦은 밤 즐기는 야식은 소화불량 뿐 아니라 수면 장애에도 영향을 미친다. 야식을 먹으면 숙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서다.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가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게 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분비도 줄어 깨어있을 때 폭식의 위험이 커진다. 소화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 소화불량 일으키는 주범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주범은 지방이 많거나 매운 음식, 기름에 튀기거나 구운 음식, 탄산음료 등 자극적인 음식과 유제품, 케이크, 밀가루 음식 등이다. 이 중 명절에 주로 먹는 전, 잡채 등 기름에 굽거나 조리한 음식을 소화 시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만성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80% 정도에서 평소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팽만감, 복통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 연휴 소화불량 증상을 예방하려면 기름진 음식과 간식 섭취량을 줄이고, 차량으로 이동할 땐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거나 껌을 씹는 것이 좋다.
◆수 개월 이상 소화불량 지속되면 기능성 위장장애 의심
소화불량이 수 개월 이상 지속됐다면 기능성 위장장애일 가능성도 있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닌 질환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명절 음식 섭취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주로 상복부를 중심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과 하복부를 중심으로 증상을 유발하는 과민성 장증후군이 대표적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국민의 46%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다.

김 교수는 “명절 때 소화불량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고 체중감소, 피로감, 빈혈 등을 동반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면서 “특히 만성 질환자나 고령자일 경우 위내시경, 복부 초음파 등을 통해 기저질환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화불량은 식습관 뿐 아니라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 교수는 “우리 몸의 뇌-장 신경계는 모두 연결돼 있어 심리적 긴장감이 올라가면 위장의 통증 민감도도 증가한다”면서 “간혹 명절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에게서 나타나는 일종의 명절증후군도 이 때문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휴 중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복통은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 급성 담낭염은 입원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복통이 심하거나 오른쪽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있고, 누르면 그 부위가 아프거나, 오른쪽 갈비뼈 아래 부위에 심한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또 과음하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급성 췌장염도 주의해야 한다. 명치 통증이 심하고, 몸을 구부리면 완화되는 게 특징이다. 이밖에도 고열을 동반하거나 소화불량과 함께 호흡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연휴 중이라도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