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전국 동계체육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최다빈(22·고려대)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나서는 후배들을 향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후회가 남지 않는 연기를 하라’는 것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경험한 최다빈의 조언이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하다 은퇴를 택한 최다빈은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로 평창동계올림픽을 꼽는다.
올림픽까지 가는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무거운 책임감 속에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렀다. 최다빈은 부담감 속에서도 10위를 차지해 한국에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권 두 장을 선사했다.
2017년 6월에는 암 투병 중이던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어머니를 여읜 슬픔 속에서도 묵묵히 올림픽을 준비한 최다빈은 평창올림픽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최다빈은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때가 올림픽 때보다 더 떨렸다. 내가 못하면 올림픽 티켓이 없는 것이니 무척 긴장이 됐다. 쇼트프로그램 전에는 너무 긴장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숱한 어려움을 딛고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최다빈은 오히려 차분해졌다. 쇼트프로그램을 앞두고는 긴장감이 그를 짓눌렀지만, 오히려 빙판 위에 선 뒤 침착함을 되찾았다.
최다빈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앞두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데, 올림픽 무대에 서 있는 것을 상상만 해도 떨리더라. 하지만 웜업을 하면서 ‘올림픽이라 생각해서 특별한 것이다, 그저 내가 나가는 경기 중 하나다’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덜했다”며 “그래서 여느 대회 때와 비슷한 긴장감을 갖고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꿈의 무대 아닌가. 부담감을 덜어낸 후에는 정말 즐기면서 경기했다”며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펼쳤다”고 회상했다.
부담감과 긴장감을 덜어내니 좋은 성적도 따라왔다는 것이 최다빈의 설명이다. 최다빈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도 올림픽 무대를 즐기며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길 바랐다.
최다빈은 “차준환을 제외하고 올림픽이 처음이지만, 지금까지 후배들도 수많은 대회를 치렀다. 멋있는 선수들”이라며 “올림픽 무대를 즐기면서 후회없는 경기를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피겨 선수들은 부상을 달고 산다. 올림픽 기간 중 부상이 커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서 대회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경기에 관중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예년과 같은 올림픽 열기를 느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중국 국영기업 직원들과 베이징 내 대학생들로 구성된 초청 관중만 관람이 가능하다.
최다빈은 이 사실에 다소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올림픽 열기를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무척 소중한 경험이다. 그런 것이 없어 후배들이 아쉬울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