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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커풀 수술했다고 원생 정신병원 끌고 가…손배 책임

입력 | 2022-01-30 07:43:00


 아동 학대를 일삼은 양육시설장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사회복지법인 측이 위자료를 물게 됐다.

광주지법 제4-1민사부(항소부·재판장 김평호)는 A씨가 광주 모 사회복지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16살이던 지난 2016년 1월 자신이 거주하던 사회복지법인 산하 아동 양육·복지시설에서 시설장 B(58·여)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B씨는 당시 ‘A양이 허락 없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귀가했다’는 이유로 A양을 정신병원에 데려가 강제로 입원시키려고 했다.

B씨는 ‘입원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의료진 판단을 받은 직후 A양에게 반성문을 쓰게 한 뒤 다른 원생들 앞에서 읽으라고 강요하거나 폭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러한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A씨는 ‘B씨의 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는 훈육의 정도를 넘어 아동의 건강을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정서적 학대를 했다. A씨가 B씨의 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이 인정된다”며 B씨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동 양육·복지시설은 과거에도 아동 학대와 공금 횡령 사건이 발생해 행정 처분을 받았고, 인권위원회에도 학대 등을 이유로 진정이 3차례 제기된 바 있다. B씨는 A씨를 포함한 다른 아동들에게도 동의 없는 전원 조치, 일시 귀가 조처, 정신병원 입원 시도 등의 조치를 하거나 여러 차례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은 인권위 권고 사항인 B씨에 대한 중징계 처분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면, 법인이 아동학대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B씨에 대한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A씨에게 위자료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