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가 또 다시 음주 사고로 시끄럽다. 잠잠해질만 하면 터지는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는 수준이다.
정초부터 농구계는 불미스러운 일의 휘말렸다.
서울 삼성 소속이던 천기범은 지난 21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 혐의로 입건됐다.
이 과정에서 천기범은 경찰에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흰색 차량이 아파트와 연결된 보행자 계단에 걸쳐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뒷좌석으로 옮겨 앉아있던 천기범은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내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천기범이 대리운전 기사라조 경찰에 준 전화번호는 보험사 관계자 번호였다.
천기범의 허위 진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천기범은 “동승자가 운전했다”고 말을 바꿨고, 동승자도 “자신이 운전했다”고 말했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천기범의 운전을 확인해 입건했다.
음주 사고와 연이은 거짓말의 말로는 처참했다. KBL로부터 받은 한 시즌에 해당하는 54경기 출전정지는 약과였다. 그의 소속팀 삼성은 아예 천기범을 은퇴 처리했다. 이 여파로 팀의 레전드이자 1990년대 최고의 스타였던 이상민 감독도 옷을 벗었다.
지난해에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코로나19가 엄중한 상황 속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호텔에 외부인을 불러 술을 마시다가 발각됐다.
NC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는 출전 정지를 받아 아직도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했다. 박민우는 생애 한 번 뿐일지도 모를 올림픽 출전의 꿈도 무산됐다.
NC 파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키움 소속 송우현발 사고가 터졌다. 이번에도 음주 운전이었다. 키움은 즉각 송우현을 방출했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주전으로 도약한 송우현은 막 꽃을 피우려던 찰라 잘못된 선택으로 날개가 꺾였다.
과거 스포츠계는 음주를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에 관대한 편이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징계가 센 편도 아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스리슬쩍 복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럼에도 안 좋은 소식들이 꾸준히 들린다는 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당사자들이 실망시킬 행동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릇된 선택으로 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선례들을 깊게 새겨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운동만 잘한다고 용서받는 시대는 지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