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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요? 매년 돌아오는 지긋지긋한 악몽일 뿐입니다.”
어느 때보다 즐거워야 할 설 명절이 가족 구성원 사이 불화로 얼룩지고 있다. 덕담보다는 악담이 오가고 화합 대신 주먹을 주고받는 풍경이 낯설지 않을 정도다.
가족이 한데 모인 자리가 불만 표출의 장으로 전락한 셈이다.
설 명절 가정폭력 사건은 줄지 않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일평균 28건을 잇달아 기록한 뒤 2019년 26건, 2020년 29건으로 제자리걸음이다.
가정폭력 사건 상당수는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폭력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부부는 물론 부모와 자녀, 친족 사이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례로 수년 전 청주에서는 50대 남성이 차를 몰아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 출입문으로 돌진했다. 이 남성은 명절 때 시댁에 가지 않겠다는 아내에게 불만을 품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불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구성원 간 의견 충돌부터 재산 문제, 가사 노동 스트레스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특히 평소 왕래가 없는 친지 사이에서는 오랜 시간 쌓인 불만이 일시에 폭발,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가정폭력은 늘 반복된다는 데 있다.
도내만 하더라도 올해 기준으로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이 262가구(A등급 121가구·B등급 141가구)나 된다. 지난해 추석 때와 비교해 14가구 증가했다.
매년 설마다 되풀이하는 가정폭력·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충북 경찰은 연휴 때 가정폭력·아동학대 사건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재발 우려 가정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사건 발생 시 수사 인력을 투입 신속 처리할 예정이다. 더불어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가·피해자를 즉시 분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가친척이 모이는 설 명절에 일어나는 불화는 곧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평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경찰도 선제 예방 활동으로 연휴 기간 가족 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