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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이상직·박덕흠, YS 이후 43년 만에 제명될까

입력 | 2022-01-31 08:04:00


이번엔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상정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제명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국회의원 제명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9년 김영삼 신민당 총재 이후 43년 만이다. 1991년 국회에 윤리특위가 설치된 이후로는 최초가 된다.

윤리특위는 지난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무소속 윤미향·이상직 의원, 국민의힘 박덕흠·성일종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했다. 성 의원의 경우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난 5일 회의에서 징계 사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만큼 윤리특위는 자문위 판단을 존중할 예정이다.

제명안 처리를 위해서는 윤리특위 내 소위를 구성한 이후 1·2소위로 나눠 논의를 진행한 뒤 윤리특위 전체회의에서 제명안이 과반 이상 찬성으로 의결돼야 한다. 이후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제명이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리특위 내 소위 구성을 서둘러 이들에 대한 징계안을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송영길 대표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의원들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며 “잘못이 있다고 판단이 내려졌고, 자문위가 제명을 결정한 대로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제명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용 제명 카드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윤리특위 위원들은 간사인 추경호 의원을 제외하고 이날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추 의원은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가 말하는 쇄신이라는 미명 아래 보여주기식 징계에 여당이 군사작전 하듯이 움직인 것”이라며 “윤미향 의원 징계 결의안 깔아뭉개고, 응하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회의를 잡으려는 의도가 뭐냐, 단순히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지난 25일 제명안 문제와 관련해 “진정성 문제에 대해서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명무실 윤리특위…대선 앞두고 이번엔 역할할까

헌정사상 국회의원의 제명은 박정희 정권 시절 당시 43년 전인 김영삼 전 총재가 유일하다. 그동안 국회의원의 비위로 제명 카드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번번히 제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을 받은 이유다.

18대 국회에서는 아나운서 비하 발언을 했던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안을 결정했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징계수위가 ‘30일간 국회 출석 정지’로 대폭 낮아져 비난을 받았다.

19대 국회에서는 성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무소속 심학봉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윤리특위에서 가결됐지만 심 의원이 본회의 표결 전 사퇴했다.

이번에도 제명까지는 ‘산넘어 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제명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민주당과 여권 성향의 의원들만으로는 재적의원 3분의2라는 문턱을 넘길 수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다.

민주당 의석수(172석·열린민주당 포함)에다 제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는 정의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과 무소속 김홍걸·양정숙·양향자 의원을 합쳐도 183석에 불과하다. 재적의원 295석의 3분의2에 해당하는 197석을 넘기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대선을 40일 앞두고 여야 모두 민심을 얻기 위해 쇄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거국적으로 제명안을 의결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도 제명안이 부결된다면 역풍이 불 수 있는 탓이다.

앞서 박덕흠 의원은 가족 회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주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20년 9월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가 지난 4일 약 15개월 만에 복당했다.

윤미향 의원은 과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후원금 유용 의혹, 이상직 의원은 자녀가 소유한 이스타홀딩스 매각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