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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치료제 1만1000명분 내일 도착…처방은 지지부진

입력 | 2022-01-31 11:06:00


미국 화이자사(社)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경구치료제) ‘팍스로비드’ 추가물량 1만1000명분이 2월1일 오전 9시4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총 3만2000명분이 국내에 도입됐지만 실제 처방인원은 500여명에 그쳐, 기대처럼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팍스로비드 초도물량 2만1000명분은 지난 13일 들어온 바 있다. 국내에는 모두 3만2000명분이 들어왔다. 화이자와 계약한 총 물량은 76만2000명분으로 향후 도입일정은 미정이다.

그러나 실제 처방은 지지부진하다.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13일간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환자는 모두 506명으로, 초도물량의 2.4%에 불과하다. 나머지 2만494명분은 재고로 남아 처방을 기다리고 있다.

처방된 506명분 중 448명분(88.5%)은 재택치료자들에게, 58명분(11.5%)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에게 투여됐다.

방역 당국은 당초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확진 초기 65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들에게 팍스로비드를 투약하기로 한 바 있다.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은 환자는 증상 발현 5일 내에 투약을 시작해야 하며, 1회 3알씩 하루 12시간 간격으로 2번 복용해야 한다. 알맞게 복용하면 팍스로비드의 입원 및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가 88%로 알려져 있다.

당초 하루 1000명 이상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병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이 많아 실제 처방 인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는 23가지의 병용금기 약물이 있어, 꾸준히 해당 약물을 복용한 사람에게는 처방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의료진은 처방 전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조회해 병용금기약물을 복용한 이력이 있는지 살피도록 돼 있다.

처방 실적이 저조하자 방역 당국은 지난 22일부터는 투약 연령을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낮추고 요양병원 및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에서도 처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 29일부터는 감염병 전담병원 입원 환자도 투약을 시작했다.

방역 당국은 이어서 팍스로비드 투약 연령을 50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머크(MSD)사의 경구치료제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도 선구매 계약을 맺은 상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가 나면 국내에 도입될 수 있다.

지난 26일부터 하루 1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향후 5~8주간 10만명 이상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재택치료와 경구치료제의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먹는 치료제 대상 확대 여부는 추가 물량 도착일정과 유행 추이를 살펴보며 결정해야 한다”며 “아직 본격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난 게 아니고, 이제 막 늘어나는 상황이다. 고위험군 투여 대상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