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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김요한·최예나… 솔로 아이돌 전성시대

입력 | 2022-01-31 16:39:00

[미묘의 케이팝 내비] 기획력 갖춘 차별화된 퍼포먼스 선보여






유주(왼쪽). 김요한. [사진 제공 · 커넥트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 위엔터테인먼트]

솔로 아이돌의 신보(新譜)가 쏟아진다. 늘 나오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두 달 사이 ‘여자친구’ 유주, ‘아이즈원’ 최예나와 강혜원이 솔로로 데뷔했고, ‘위아이’ ‘엑스원’ 김요한, ‘마마무’ 휘인과 문별도 각각 솔로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갓세븐’ 뱀뱀과 제이비(JB)도 최근 인상적인 작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이 목록은 더 길어지고, 기타 프로젝트 유닛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돌도 많다. 그룹 활동이 정석처럼 여겨지는 케이팝 아이돌 산업에서 이만큼 솔로 활동이 활발한 것은 분명 이례적이다.

더 눈에 띄는 건 상당수가 온전한 솔로라는 점이다. 그룹에 적을 둔 채로 개인 활동을 모색하는 것이 아닌, 그룹 해체나 계약 만료 후 독립된 아티스트로 나섰다. 소속사 역시 상대적으로 작거나 신생인 레이블, 또는 아이돌 기획사가 아닌 경우도 제법 있다. 2014년 이후 데뷔한 아이돌을 통념적으로 ‘3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이 표준계약기간인 7년을 넘겨 독립할 시기가 된 것도 이유다. 또한 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불공정 파문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서 오디션 승자들이 자신만의 길을 가게 된 것과도 관련 있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배출한 ‘아이즈원’에서는 앞서 거론한 2명 외에도 권은비, ‘워너원’에서는 박지훈·김재환·윤지성, ‘엑스원’에서도 김요한 외에 김우석·한승우·WOODZ(조승연)·이은상 등이 활발하게 솔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솔로 아이돌로 다채로워지는 케이팝 시장

최예나. [사진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프로듀스’ 시리즈는 글자 그대로 수백 명의 아이돌과 연습생을 대중에게 선택지로 제시했다. 그리고 과거 어느 때보다 개인 팬 문화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참가한 기획사 중에는 아이돌 제작 경험이 부족한 소형 레이블이지만 아티스트만큼은 대형 기획사 못지않은 인지도를 갖춘 경우도 생겨났다. 청하 등 대표적인 성공 사례와 함께, 소형 기획사나 솔로라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여기에 3세대 아이돌의 독립이 시기적으로 겹치면서 ‘프로듀스’ 여파가 지금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솔로 아이돌의 작품이다.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음반과 뮤직비디오 수준도 준수한 경우가 많다. 정통 케이팝 댄스 디바를 보여주는 유주, 당찬 비뚤어짐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최예나, 케이팝 전형을 능란하게 가지고 노는 뱀뱀 등 콘셉트 면에서도 예리하고 적확한 기획이 돋보인다. 과거 일부 솔로 데뷔가 경험 적은 기획사에서 아티스트의 오디션 인지도에 의존해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솔로 중에는 이미 규모 있고 체계적인 프로덕션에서 이 산업과 자신의 소구점을 체득한 아티스트가 많다. 아이돌 본인이 경험과 야심, 자신만의 비전을 갖고 임하기에 좋은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룹과 솔로가 보여줄 수 있는 무대 및 콘텐츠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솔로 아이돌이 상대적으로 미개척 시장에 가까웠던 것도 이유가 있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솔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는 케이팝 시장이 아직 기대할 게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많은 아이돌 가운데 누가 얼마나 살아남을지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솔로 아이돌과 함께 케이팝 시장이 꽤나 다채로워질 것임은 분명하다. 치열한 고민과 야심으로 대중의 문을 두드리는 좋은 작품들을 즐겨볼 만한 시점이다.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24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