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심판이 너무 더워서, 그리고 정신이 없어서 90분이 되기도 전에 경기를 끝냈다는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열사병으로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믿기 힘든 주심의 궤변이 나왔다.
영국 BBC는 1일(한국시간) 아프리카컵 오브 네이션스(아프리칸 네이션스컵)에서 경기를 두 번이나 일찍 끝내는 오심을 저지른 주심이 열사병으로 사망했을 수도 있다며 자신의 행동이 ‘신의 뜻’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잠비아 출신의 재니 시카즈웨 주심은 지난달 12일 카메룬 림베에서 열린 말리와 튀니지의 아프리칸 네이션스컵 F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정규 시간을 5분이나 남겨둔 후반 40분 종료 휘슬을 불었다.
통상적으로 추가시간이 2분에서 5분 가량 붙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시카즈웨 주심의 첫 번째 종료 휘슬은 최대 10분, 두 번째는 2~5분 정도 일찍 분 것이다. BBC는 당시 경기에서 두 차례의 VAR 검토, 잠깐잠깐 이어졌던 휴식시간, 5번의 교체 시간까지 고려하면 최소 5분의 추가시간이 선언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시카즈웨 주심은 자신이 오심을 했다고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시카즈웨 주심은 BBC와 인터뷰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출장을 갔다가 관에 실려 돌아오는 장면을 여러 차례 봤다. 나도 그럴 뻔 했다. 열사병으로 사망했을 수도 있다”며 “내가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은 것은 행운이었다. 의사들은 내 몸이 식지 않는다고 말했다. 혼수상태에 빠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더 경기를 했다면 나는 그걸로 끝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마치 신이 경기를 끝내라고 한 것 같다. 신이 나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또 시카즈웨 주심은 “당시 림베의 날씨는 너무 더웠고 습도가 약 85%였다. 경기 직전 위멍업을 하면서 날씨가 뭔가 다르다고 느꼈다”며 “물을 마시려고 했지만 몸을 식히기엔 무리였다. 옷도 뜨거웠고 통신 장비도 버리고 싶었다”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