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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먹은 지 오래”…설 연휴에도 선별진료소 의료진 ‘구슬땀’

입력 | 2022-02-01 15:12:00


설인 1일 오전 광주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2022.2.1/뉴스1 © News1


“설에 떡국 먹은 지 오래됐죠. 부모님께는 영상통화로 안부 인사하고 출근했어요.”

설날인 1일 오전 광주 남구보건소는 지역의 가파른 확산세를 방증하듯이 검사를 받기 위한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세살배기 딸을 품에 안고 온 30대 부모부터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60~70대 노년층까지 검사는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잇따라 진행됐다.

명절 당일에도 불구하고 피검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한 남성 시민은 먼발치서 의료진에게 ‘오늘 떡국은 먹었냐’고 물었고, 의료진은 ‘먹은 지 오래’라며 안부 인사에 화답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면서 맹추위와의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도 선별진료소 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설인 1일 오전 광주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의 손에 손난로가 들려 있다. 2022.2.1/뉴스1 © News1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벨D방호복으로 무장을 했지만, 옷 사이로 파고드는 찬 공기에 의료진들은 몸을 비비 꼬았다. 손난로를 연신 주물럭거리기 바빴다.

취재진이 다가가 ‘부모님과 명절에 만났냐’고 묻자 이 의료진은 ‘못 만났다. 출근하기 전 영상통화로 덕담만 주고받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후 확진자와 밀접촉하지 않았거나 감염우려가 낮은 1962년12월31일 이전 출생자들이 대거 진료소를 방문하면서 이 의료진은 ‘신속항원검사 대기줄로 가야 한다’고 안내하며 자리를 떴다.

오미크론 방역체계가 전환돼 변화된 검사 방법으로 혼선도 일부분 빚어졌다.

백발의 한 남성은 멸균 면봉으로 자신의 코를 쑤신 뒤 추출한 액을 테스트기 움푹 팬 곳에 떨어뜨려야 하는데, 양성·음성 결과가 나오는 테스트기 C, T 부분에 떨어트리며 재검사를 받기도 했다.

명절날 잦은 혼선에도 의료진들은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설인 1일 오전 광주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PCR검사를 받고 있다. 2022.2.1/뉴스1 © News1

익명을 요구한 남구보건소 의료진은 “보건소라는 것이 공연성을 띤 곳이기에 명절, 공휴일 근무는 당연한 것”이라며 “가족도 보고 싶고, 떡국도 먹고 싶지만 의료진이 쉰다면 시민들은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에서는 확산세가 가파르면서 연일 최다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광주·전남 지역에서 911명이 확진되면서 최다 확진자수를 경신했다.

남구보건소에는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1000명이 방문해 검체채취를 했다가 올해 1월부터 두배가 급증한 2300여명이 방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