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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잊은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한마음 구조 기원”

입력 | 2022-02-01 18:09:00


“실종자들이 한 분씩 발견될 때마다 우리 마음도 아픈데 가족들은 오죽할까요.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설 당일인 1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에서 만난 이정희(68·여) 대한적십자사 서구지부 봉사회장은 “가슴 아픈 명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아파트 붕괴 사고가 난 지난달 11일부터 이날까지 22일째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음식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실종자 가족들의 상황이 안타까워 명절에도 배식·급수 봉사활동을 자청했다. 이날 오전에는 동료 봉사자 20여 명과 떡국 400인분을 만들어 가족과 구조대원 등에게 전했다.

그는 “살아있는 것이 미안할 지경”이라며 “하루빨리 실종자들을 찾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딸과 함께 봉사에 힘을 보탠 윤금란(53·여)씨도 이씨의 말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씨는 “전날 아버지가 따뜻한 곳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침착하게 말하는 실종자 가족의 방송 인터뷰를 봤다. 눈물이 났다. 가족을 돕고 싶어 설 당일 봉사활동에 나섰다”며 붕괴 현장에 매몰된 노동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소방·행정 공무원들도 같은 마음으로 사고 수습에 힘을 모았다.

정소현(45·여) 광주 서구 경제과 팀장은 “사회 재난이 관내에서 발생해 가슴 아프다. 아직 구조되지 못한 분들이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한뜻으로 기원하고 있다. 힘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방당국 한 관계자도 “저희가 느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보다 잃어버린 가족을 애타게 찾는 분들의 그리움이 더 클 것”이라며 “실종자분들의 수색·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구조물 등이 무너지면서 하청 노동자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6명 중 2명은 수습됐으나 숨졌고, 나머지 4명은 아직 현장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