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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이집트 수출 마침내 성사… 2조원대 ‘사상 최대’ 규모

입력 | 2022-02-01 19:04:00

K9자주포 사격훈련. (방위사업청 제공) 2020.11.13/뉴스1


 국산 자주포 K9의 이집트 수출이 마침내 성사됐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9 제작사 한화디펜스는 1일 오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 소재 포병회관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K9 수출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이집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9번째로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K9 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디펜스(옛 삼성테크윈) 등이 설계단계에서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리 육군의 주요 무기체계다. 155㎜ 구경에 약 8m 길이(52구경장)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사거리는 40㎞에 이른다.

또 K9엔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와 포탄 이송·장전장치가 탑재돼 있어 급속 발사시 15초 이내에 초탄 3발을 발사할 수 있다. K9의 3분간 최고 발사속도는 분당 6~8발, 1시간 기준 지속발사 속도는 분당 2~3발 수준이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001년 터키와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생산 방식으로 K9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작년 12월까지 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호주 등 총 7개국과 수출계약을 맺었다.

방사청은 특히 K9의 이번 이집트 수출계약에 대해 “전체 계약금액이 한화로 2조원 이상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 수출”이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진 작년 12월 체결한 호주에 대한 수출계약(약 1조원대)이 최대였다.

작년 11월29일(현지시간) 이집트국제전시장(EIEC)에서 개막한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2021) 한화디펜스 부스에 K9 자주포가 전시돼 있다. © News1 국방부공동취재단

방사청은 “K9 자주포의 이번 이집트 수출계약 체결은 한화디펜스와 이집트 국방부가 10여년의 장기간 협상을 통해 이뤄낸 결실”이라며 “우리 정부도 작년부터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협업을 통해 적극 지원했다”고 전했다.

군 당국에선 서욱 국방부 장관이 작년 8월 이집트 방문 당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등을 만나 K9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했고, 강은호 방사청장도 작년과 올해 등 총 5차례에 걸쳐 이집트를 오가며 홍보전을 벌였다.

특히 엘시시 대통령은 작년 11월 열린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땐 한화디펜스 부스를 직접 찾아 K9 자주포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9~21일 이집트 방문 당시 엘시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K9 자주포 수출 등 양국 간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방사청은 “문 대통령 귀국 후에도 업체 및 정부 대표단 일부가 이집트 현지에 남아 협상을 계속한 결과, 우리 측이 제시한 최종안 그대로 추가 양보 없이 협상이 타결돼 오늘(1일) 계약 서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번 K9 자주포 수출계약 행사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한 강 청장은 “K9 자주포는 무기체계 자체의 우수성이 월등할 뿐만 아니라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선 최고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강 청장은 이어 “우리나라와 이집트 간엔 단순히 무기체계를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기술협력, 현지화 생산 협력, 범정부적 협력까지 같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성과도 그런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며 “양국 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방사청은 이날 K9 자주포 수출계약에 맞춰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간 국방연구개발협력 및 방산군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각각 체결했다.

방사청은 “오늘 서명한 MOU를 기반으로 해 양국은 기존 방산물자 조달 협력을 넘어 공동연구·기술협력, 공동생산, 양국 간 군수지원 등에 대한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이들 MOU를 통해 양국 간 국방연구개발·방위산업분야의 포괄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기본 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방사청은 앞으로 이집트 국방부와의 실무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교류·협력방안을 모색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