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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효과는 커녕 곡소리’…314p 빠진 코스피, 금융위기 이후 낙폭 최대

입력 | 2022-02-02 07:18:00

27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2022.1.27/뉴스1 © News1


연초부터 각종 악재로 흔들렸던 코스피의 1월 낙폭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두번째 수준의 하락 폭이었다. 기대했던 ‘1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약세장 경계선에 진입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2977.65에서 2663.34로 총 314.31포인트(p) 빠졌다. 월간 낙폭 기준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급락했던 지난 2008년 10월(-335p)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컸다. 13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던 셈이다.

미·중 무역분쟁 촉발로 급락했던 지난 2018년 10월(-313.38p)과 코로나19 창궐로 패닉장세가 나왔던 지난 2020년 3월(-232.37p)보다도 낙폭이 컸다. 하락률은 10.5%로, 2020년3월(-11.69%)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당초 주식시장에서는 지난해 연말을 지나며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나왔었다.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해 지난해 연말 대량 매도에 나섰던 개인이 다시금 순매수에 나서고, 연말부터 나타났던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지는 등 수급 측면의 기대가 높았다. 올해 기업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도 연말 이후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증시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연초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 테마주를 중심으로 반짝 반등했던 국내증시는 이내 계속되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양적긴축(QT) 우려에 하락세를 탔다. 특히 이르면 내년으로 예상됐던 QT 개시 시점이 올해로 앞당겨진 점은 투자심리를 크게 꺾어놨다.

금리도 급등하며 실질금리(명목금리-예상인플레이션)가 더 이상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를 결정짓는 할인율도 높아지게 된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매머드급’ 기업공개(IPO)는 증시에 화살이 돼 돌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은 대흥행을 거두면서 개인 투자자의 유동성을 대거 흡수했고, 상장일을 전후해서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염두에 둔 기관의 매수 여력을 악화시키며 수급 악재로 작용했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태,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매도 등으로 상장사에 대한 신뢰도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며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도 다시 불거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악재의 연속이었다.

특히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이후에는 연준의 3월 금리인상과 하반기초 QT 개시 전망이 강해지면서 지난 27일에는 94.75p(3.5%) 급락하기도 했다. 2020년 6월15일(-101.48p) 이후 약 1년7개월 만에 일일 기준 최대 낙폭이었다.

코스피는 지난 27일 종가(2614.49) 기준으로 지난해 6월 기록한 최고점(3316.08) 대비 21.1% 빠지며 ‘베어마켓’(약세장) 초입에 발을 디뎠다. 통상 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면 베어마켓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년벽두부터 국내외 주식시장의 기록적 수준의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며 “실질금리 속등과 증시 할인율 상승 우려의 부각,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돌출과 외국인 파생상품 매도, 증권 현물 매도, LG엔솔 상장 등 내부 수급불안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