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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닭장 위 여우’는 러시아…외교 문 열려 있다”

입력 | 2022-02-02 07:19:00


미국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위기 외교적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현재의 긴장 원인은 러시아가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여우가 닭장 꼭대기에서 닭이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라는 비유를 들며 “그게 근본적으로 그들(러시아)이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여우가 ‘거주자(닭)’가 위협을 제기한다는 이유로 닭장을 공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는 비유를 든 바 있다. 여우는 러시아, 닭은 우크라이나였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해당 비유를 다시금 언급, “그런 공포는 사실적 진술로 보도돼선 안 된다”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무섭다고 소리친대도 사실적 진술로 보도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례에서 우리는 여우가 누구인지 안다”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병력 증강을 봐 왔다. 또 다른 국경에서 그들이 벨라루스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걸 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외교 지속 기조는 고수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에서 우리의 역할은 다른 국가와 협력해 외교의 문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긴장 완화와 침공 실현 방지를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속대응군 활성화 등 상황에 대비해 자국 병력 8500명에 배치 준비 차원에서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이들 병력이 언제쯤 유럽 동부로 이동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사키 대변인은 “지금 시점에서는 예측할 게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아울러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동맹·파트너국가와의 정기 협의 차원에서 이날 독일 카운터파트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나토의 ‘서면 답변’에서 “러시아의 근본적 관심사가 무시됐다”라고 발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크림반도 탈환을 시도할 경우를 상정해 “나토 블록과 전쟁을 해야 할까”라고 자문한 뒤 “누군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보아하니 아닐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 역시 이날 우크라이나 긴장 해소를 위한 추가 논의에 열려 있다며 세계 정상과 대화를 이어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가능성을 두고 “그게 적절하고 진전을 위해 가장 건설적인 단계라고 판단된다면 대통령은 확실히 이에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뉴시스]